국내 주요 대기업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외국인 수급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개별 종목에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삼성그룹 ETF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시작한 반면 상반기 가파르게 올랐던 SK그룹 ETF 수익률은 외인의 SK하이닉스 순매도 이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KODEX 삼성그룹'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8.00%로 나타났다. 이 ETF의 구성종목 비중은 삼성전자가 27.02%로 가장 크고 이어 삼성SDI 13.85%, 삼성바이오로직스 10.68%, 삼성물산 10.20% 순이다.
지난 1개월 간 외인은 삼성전자 4조6316억원, 삼성전기 3709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 2058억원, 삼성중공업 1046억원, 삼성물산 78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삼성 그룹주가 외인 순매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그룹 ETF에 이어 수익률이 높은 건 LG그룹 ETF다. 'TIGER LG그룹+펀더멘털'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5.73%다. 이 ETF는 LG전자 비중이 20.48%로 가장 높은데 외인이 한 달 동안 2912억원어치를 사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반면 SK그룹 ETF인 'KOSEF SK그룹대표주'는 최근 1개월 수익률이 1.2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을 공급하던 SK하이닉스 역시 외인들의 순매도세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외인은 지난 1개월간 3222억원 규모의 SK하이닉스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처럼 외인 수급이 주요 종목에 이어 ETF 가격까지 영향을 미치며 하반기 주식 시장 역시 외인들의 입김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에도 반도체 수출이 꺾이지 않았고 글로벌 경기는 이제 순환적 회복의 초입인 만큼 외국인 중심의 수급 구조는 하반기에도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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