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날 취재진에게 검찰총장 취임사에서 인용했던 ‘법불아귀(法不阿貴·법은 신분이 귀한 자에게 아부하지 않는다)'를 강조했다. 김 여사 조사를 두고 수사 원칙에 따라 ‘검찰청 소환’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조사가 제3의 장소에서 방문조사 형식으로 이뤄져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한 것을 질타한 것이다.
이 총장은 “어떠한 보고도 받지 못했지만 일선 검찰청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것도 모두 제 책임”이라며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검찰 조직의 수장이 일선 수사팀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이란 평가다.
김 여사 수사팀을 이끄는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불과 조사 이틀 후인 이날 이 총장을 찾아 여러 차례 “죄송하다”는 뜻을 전했다. 대검찰청도 감찰 지시를 내리지 않으면서 극한의 갈등은 피했다지만 수사팀을 이끄는 지검장이 고개를 숙이며 수사의 완결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김 여사 사건처럼 사회적·정치적 관심이 매우 큰 사건에서 총장이 배제된 건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특수한 상황 속에서 나온 것으로 전례를 찾기도 매우 어렵다. 검사동일체 원칙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오는 9월 퇴임을 앞둔 이 총장은 이날 대국민 사과는 물론 이번 수사 결과를 두고 향후 거취를 암시하는 발언도 남겼다. 이 총장은 “2년 2개월이나 검찰총장 역할을 했기 때문에 제가 이 자리에 무슨 여한이 있고 무슨 미련이 남아 있겠느냐”며 “다만 국민과 헌법 원칙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하고, 이후 제 거취에 대해 판단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측근들에겐 거취 문제를 이야기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격랑에 휩쓸린 김 여사 수사가 어떻게 흘러갈지도 관심이다. 시민단체는 검찰이 비공개 조사를 벌인 것은 “김 여사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소환 쇼”라며 특검 도입을 촉구하기도 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특혜 수사로 나온 수사 결과는 누구도 신뢰할 수 없다. 사실상 면죄부를 주기 위한 ’소환 쇼‘는 ’김건희 특검‘이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검사 출신 다른 법조계 관계자도 “이미 검찰이 김 여사를 너무 뒤늦게 소환했다. 그게 어떤 속내가 있고 배경이 있는지 검찰 요직 몇 사람 빼고는 진위를 알 수가 없다”며 “정말 특검이 이뤄지기 전에 사건을 털기 위해 벌인 것인지, 만약 진짜 기소까지 이뤄질지 알 수는 없다. 다만 검찰 입장에선 권한을 행사했다는 명분을 세우기 위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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