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지론(토지매입 단계 PF) 규모만 3700억원에 달하는 부산 사하구 다대동 옛 한진중공업 부지 개발 사업장(다대마린시티)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와 전국 90개 지점이 이 사업장에 2000억원 대출을 시행해 사업에 차질이 생긴다면 400억원이 넘는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9일 금융권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다대마린시티 사업장 관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주단은 지난달 시행사에 브리지론 만기 연장 불허를 통보했다. 시행사가 브리지론 이자를 1년가량 연체한 것이 문제가 됐다.
시행사가 받은 브리지론은 총 3700억원이다. 이 중 새마을금고가 2000억원으로 가장 많다. 새마을금고중앙회와 전국 새마을금고 90개 지점이 공동으로 대출했다. 이 밖에 하나증권·교보증권·BNK투자증권 등이 1700억원을 지원했다.
대주단은 시행사의 원리금 상환이 수차례 지연되면서 더 이상 사업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만기 연장을 불허했다. 시행사는 지난 2월 브리지론 1차 만기 당시 대주단 주간사인 하나증권 중재로 유예기간 2개월을 확보했지만 이후 다시 수백억 원대 이자를 상환하지 못했다.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사업장 구조조정 지침에 따르면 다대마린시티는 경·공매 대상으로 분류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상호금융권의 PF 모범규준을 개정해 연체가 6개월을 넘기면 지체 없이 분기마다 경·공매를 실행하는 엄격한 기준을 마련했다.
시행사가 브리지론 만기 연장을 받으려면 외부전문기관 평가를 기반으로 대주단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미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만기 연장 불허를 결정한 상황이라 대주단 75% 동의를 받기는 쉽지 않다. 금융당국은 사업성이 부족한 PF 사업장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을 조기에 제출하라고 금융사를 압박하고 있다.
이 사업장이 경·공매로 넘어가면 새마을금고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통상 PF 사업장 사업성 평가에서 '부실 우려'로 분류된 사업장은 대출금의 75%를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다만 이 사업장은 담보가치가 대출액보다 높아 '고정' 여신으로 분류돼 22%의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이에 따른 새마을금고의 추가 충당금 규모는 440억원이다.
사업장 규모가 커 경·공매를 통해 다른 사업자가 나설지도 미지수다. 이 사업은 총 17만8757㎡ 부지에 미니신도시급 해양복합타운을 건설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지상 최고 48층 11개동에 아파트 3095가구와 공원, 초등학교 건립 등이 계획돼 있다. 내년 착공 뒤 본PF 대출로 전환하기 위해선 막대한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다대마린시티는 감정가격만 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며 사업성이 없진 않다고 본다"면서도 "금융시장 한파로 금리와 공사비가 가파르게 올랐고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져 당장 상황이 반전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해당 사업장이 경·공매에 넘겨진다 하더라도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새마을금고의 브리지론 대출은 선순위 채권이기 때문에 자금 회수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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