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작구민 A씨는 지난 4월 대중교통 이용 중 가벼운 부상을 당했으나, 다음달 바로 구민안전보험을 신청해 10만원을 지급받았다. 동작구 구민안전보험에 대중교통이용 중 상해부상 최대 100만원까지 보장하는 항목이 있었기 때문이다.
#. 성동구민 B씨는 지난 6월에 자전거를 타다가 방지턱에 걸려 넘어져 다쳤다. 수십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치료비가 걱정됐으나 구민안전보험이 있다는 정보를 듣고 포괄적 상해의료비 보장항목으로 100만원을 보상받을 수 있었다.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중 22개 자치구가 예기치 못한 사고·재난으로부터 시민들의 일상을 지켜낼 수 있도록 구민안전보험을 운영 중이다. 해당 구민이면 자동으로 가입된다.
구민안전보험은 다른 사회보장성 지원금이 메우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있다. 앞서 행정안전부가 2021년 보상한도 2000만원 내에서 ①각 개별법에서 보장하는 재난안전의무보험금 등으로도 피해보상을 받을 수 없는 사각지대 위주로 ②지자체별 특성을 고려해 보장항목을 구성하라고 권고했다. 시민안전보험은 재난안전관리기본법 등 법령을 근거로 하지만, 구민안전보험은 조례를 근거로 하기 때문에 중복 수령도 가능하지만 중복보상이 불가능하다는 단서를 달아둔 구도 있다.
단일 항목으로 폭넓게 vs 꼼꼼하고 다양하게
우선 자치구들은 일반 상해 사망·휴유장해를 중점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서울시 시민안전보험은 대중교통, 자연재난, 화재·붕괴·폭발로 상해 사망·휴유장해 보장 경우를 한정하고 있다. 다만 타 보험과의 중복보상 여부는 구마다 다르다.
또 '포괄적 상해의료비'로 보장항목을 단순화한 구가 있는 반면 세부적으로 나눈 구가 있다. 포괄적 상해의료비 보장항목은 각 항목별로 구성된 것에 비해 신청하기 편리하다. 월간 손해보험 6월호의 '시민안전보험 운영현황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년간(2020~2023년) ‘포괄적 상해의료비’ 보장항목의 지급건수가 가장 많았다.
성동구·중구·광진구·마포구·금천구·영등포구 등이 해당 항목을 운영 중이다. 성동구 관계자는 "상해사고 의료비가 통합된 있는 자치구 중에서는 보장한도가 100만원으로 가장 높다"며 "올해부터 별도 운영하던 자전거 보험을 통합해 4주 진단서나 입원 없이도 상해 100만원까지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행안부 권고에 맞춰 사각지대 위주로 세밀하게 정비해나가는 자치구도 있다. 동작구는 지난해부터 타 보험이 보장해주지 못하는 항목 위주로 보험을 다듬었다. 우선 강력·폭력범죄 상해비용을 없앴다. 강력·폭력범죄상해비용은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지원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신설된 항목은 △상해사망(교통사고제외)·상해후유장애(교통사고제외) 최대 500만원 △화상수술비 최대 30만원 △대중교통이용 중 상해부상 최대 100만원 등이다. 동작구 관계자는 "서울시 보장 항목인 '대중교통 이용 사고'는 사망·후유장해만 보장하고 있어 상해부상비용 추가 가입으로 사각지대를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개물림·강력범죄·PM 사고...우리 구는 어디까지 보장하나?
개물림 사고도 대부분 자치구에서 갖추고 있는 보장 항목이다. 개물림 사고 시 진료비 등을 지원하는 구는 관악구·강남구·서대문구·은평구·노원구·중랑구·동대문구·용산구·종로구 등이다. 지난해 시민안전보험이 있는 지방자치단체 228개에서 개물림 사고 진료비가 1017건 지급돼 보장항목 중 세 번째로 많았다.
강력·폭력범죄, 성폭력 범죄 피해자를 위한 보장항목이 있는 구도 있다. 관악구는 강력·폭력범죄, 성폭력 상해(피해) 보상금으로 최대 300만원까지 보장한다. 강남구는 강력·폭력 범죄 피해자에게 최대 100만원을, 성폭력 범죄 피해자에게 최대 5000만원을 지급한다.
이외에 서대문구·은평구·구로구는 개인형 이동장치(PM) 사고 보장 항목을 두고 있다. 노원구는 유일하게 아나필락시스(알레르기 과민반응) 진단비를 20만원 보장한다. 폭염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온열질환 관련 보장항목은 관악구·구로구·은평구·노원구·중랑구 등에서 두고 있다. 의료사고 시 변호사 비용 등을 지원하는 구도 있다. 은평구는 의료사고 법률지원으로 최대 200만원을, 중랑구는 최대 100만원을 지원한다.
양천구는 이르면 내년부터 구민안전보험이 만들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서울특별시 양천구 구민안전보험 운영 조례'가 제정돼 근거 법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양천구 관계자는 "올해 예산 편성부터 한 후 세부적인 보장 항목을 논의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서초구 역시 내년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초구 관계자는 "서울시 시민안전보험 보장항목과 중복되지 않는 선에서 구민안전보험 신규보장항목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는 시민안전보험과 중복 보상으로 예산 낭비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구민안전보험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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