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에 걸친 '구지은 체제'를 끝내고 '구본성·구미현 연합'이 아워홈 경영권을 차지했지만 남매 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과거 구지은 체제 때 아워홈이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법적 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다만 아워홈이 구미현 회장 체제를 맞아 구본성 측 인물이 이사회를 차지하면서 관련 소송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구본성 전 부회장은 오는 25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리는 아워홈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6차 공판 출석을 앞두고 있다. 앞서 아워홈은 2021년 11월 구본성 전 부회장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2017년 7월부터 2021년까지 회삿돈으로 수억 원어치 상품권을 구매해 현금화한 뒤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밖에도 본인 급여를 2배 가까이 올려 내부 규정 한도보다 많이 수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하지만 소송을 제기한 아워홈에 피고인인 구본성 전 부회장 측 인사들이 자리하면서 구 전 부회장이 유리한 위치에 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월 아워홈은 임시 주주총회에서 구본성 전 부회장 측이 상정한 구재모씨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구재모씨는 구본성 전 부회장 장남이다. 그에 앞선 4월 주총에서는 구미현씨와 남편 이영열씨가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어 구미현씨는 사내이사에 오른 뒤 두 달 만인 지난 5월 대표이사 회장이 됐다. 남편 이영열 사내이사는 부회장에 올랐다.
구 대표는 오빠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 손잡고 막냇동생인 구지은 전 부회장을 밀어내고 이사회를 장악한 인물이다. 그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구본성 전 부회장이 고소 취하를 목적으로 구지은 전 부회장을 밀어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다만 구본성 전 부회장이 바라는 대로 된다면 아워홈은 노동조합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아워홈 노조는 구본성 전 부회장에 대해 엄벌을 촉구해 왔기 때문이다.
아워홈 노조는 지난 5월 재판부에 "구본성 전 부회장은 사리사욕을 추구해 횡령과 배임을 일삼았다"며 "본인과 자식을 사내이사와 기타 비상무이사로 선임해 경영 복귀를 시도하는 파렴치한 행동을 서슴지 않고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는 회사 경영권을 장악함으로써 현재 진행 중인 재판과 수사 중인 사건을 무마하려는 시도로 볼 수밖에 없다"며 "구 전 부회장의 이러한 행위는 아워홈 직원들에게 깊은 상실감과 배신감을 안겼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들 남매는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자의 손자이자 고(故)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자녀로 범 LG가 3세다. 아워홈은 2000년 LG유통 식품서비스부문을 분리 독립해 만든 기업으로, 국내 급식업체 중 2위다.
아워홈은 오너가 네 남매(장남 구본성·장녀 구미현·차녀 구명진·삼녀 구지은)가 지분 98% 이상을 보유한 회사다. 오너가 네 남매는 2017년부터 7년여 동안 경영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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