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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은행들이 자율 규제에 나서자 대출 수요자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가계대출 실수요자를 선별해 대출 취급을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범위를 설정하기에 다소 복잡하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에서 차주 현황에 따라 은행 개별적으로 실수요자를 선별해 자율 규제를 하라는 방침을 내리며 은행별로 지침이 달라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차주의 대출 목적이 갭투자인지 실수요인지를 가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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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우리·KB국민 유주택자 주담대·전세대출 중단
중단 앞두고, 예외 요건 등 실수요자 보호 규정 나와
금융위·금감원 견해도 달라…실수요자 기준 모호한 탓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은행들이 자율 규제에 나서자 대출 수요자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은행권이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모든 가계대출을 조이며 전세자금대출도 제한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무주택자의 주담대·전세대출은 '실수요자'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1주택자의 전세대출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갭투자를 위한 투기인지, 실수요인지 아닌지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수요자의 범위는 어디까지로 봐야 할까.
은행권, 유주택자 주담대·전세대출 중단…예외 조항·조건부 대출 재개 등 잇따라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유주택자 전체 주담대·전세대출을 제한한다. 우리은행은 전날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대출 제한 예외 요건을 발표했다. 우리은행은 △결혼예정자 △상속인 등에 한해서는 1주택자라도 주담대·전세대출을 모두 허용하기로 했다. 수도권 내 직장으로 발령 나거나 자녀가 수도권 지역의 학교로 진학하는 경우 등의 경우에는 전세대출이 허용되도록 했다.
우리은행이 대출 요건에 예외를 둔 이유는 '초강수' 가계대출 억제책으로 애꿎은 실수요자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3일 KB국민은행도 '임대인 소유권 이전' 등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중단한 지 하루 만에 재개를 결정하기도 했다. 신규 주택 분양자들 사이에서 "투기가 아닌데 왜 전세대출을 막느냐"는 불만이 나오면서다.
이에 이복현 금감원장도 지난 4일 '가계대출 실수요자·전문가 현장간담회'에서 "은행마다 상품 운용이 들쭉날쭉해 실수요자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은행의 입장도 난감하다. 가계대출 실수요자를 선별해 대출 취급을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범위를 설정하기에 다소 복잡하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에서 차주 현황에 따라 은행 개별적으로 실수요자를 선별해 자율 규제를 하라는 방침을 내리며 은행별로 지침이 달라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차주의 대출 목적이 갭투자인지 실수요인지를 가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실수요자에 대한 범위는 정책 기조에 따라 달라지기도 했다. 전 정부는 지난 2019년 전세대출을 받은 후 9억원 초과 주택을 매입하거나 2주택 이상 보유할 경우 전세대출을 회수 조치했다. 이는 투기적 대출 수요 규제 강화와 종합부동산세율 상향 조정 등을 골자로 하는 '12·16 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1주택자의 전세대출을 투기로 규정한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에 들어서 해당 규제는 모두 철폐됐다.
금융위·금감원 입장도 달라…실수요자 기준 '모호'
김병환 금융위원장(왼쪽)과 이복현 금감원장. [사진=연합뉴스]
금감원과 금융위원회가 각각 내비치는 실수요자에 대한 견해도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원장은 앞서 "가계부채 관리 속도가 늦어지더라도 실수요자에게 부담을 줘선 안 된다"며 보완 대책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반해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당국이 실수요자 어디까지라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은행 자율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이 원장이 실수요자 보호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것으로 예측됐던 10일 은행장 간담회에서도 관련 가이드라인은 나오지 않으리라고 예측되기도 한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개인의 상황이 모두 다르므로 '실수요자'를 가르는 데 초점이 맞춰지면 혼란만 이어질 뿐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의 지표를 활용해서 대출 가능 범위를 설정하고, 그 예외가 되는 대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