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시장에 크립토 스프링이 돌아왔습니다. 작년 한국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10억 4000만 달러(약 1조 3923억원)의 수익을 벌어들이며 전 세계 8위를 차지했습니다."
백용기 체이널리시스 한국 지사장은 10일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창립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체이널리시스는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기업으로, 가상자산과 관련한 불법 활동을 추적하고 범죄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그는 "한국 가상자산 시장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시장의 안정성과 공정성이 향상되며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도 "가상자산 거래소 사용자 예치금과 관련해서는 국내 콜드월렛 규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콜드월렛은 실물 가상자산을 오프라인상에 저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백 지사장은 "현재 홍콩은 이용자 자산의 98%, 싱가포르는 약 90% 보관을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면서도 "국내는 아직 기준이 논의되지 않았는데, 거래소가 투자해야 하는 영역이고 비용이 사용자에게 전가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인 빗썸은 '콜드월렛 비중 90%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며 "규제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지만, 시장의 성장과 투자자 보호가 서로 상충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목표를 바라보면서 끊임없이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마이클 그로내거 체이널리시스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창업자는 스테이블코인과 관련된 규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로내거 CEO는 "전체 가상자산 거래량의 60%가량이 스테이블코인과 관련이 있으며 가상자산 범죄에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는 사례는 갈수록 늘고 있다"며 "가상자산 도입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아시아 국가, 특히 한국의 가상자산 시스템 보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가상자산 범죄는 가상자산을 악용한 일부 범죄만 포함했으나, 하나의 자산군으로 가상자산이 편입되며 마약, 사기 등 광범위한 범죄의 일부로 바뀌었다"며 "북한의 사이버 해킹 수법이 진화해 주요 목표 중 하나인 중앙화 거래소 침투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로내거 CEO는 체이널리시스가 주도한 전세계 민관 협력 스캠 예방 프로젝트인 '스핀캐스터 작전'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미국, 영국, 캐나다, 스페인, 네덜란드, 호주 등 6개국에서 진행된 이 작전으로 전세계 약 1억 6200만 달러(약 2240억원) 상당의 피해액이 발견됐다.
지난 5월엔 경찰청이 텔레그램 마약 거래 채널을 개설하고 가상자산을 활용해 50억원 상당의 마약을 해외에서 국내로 유통한 범죄 조직을 검거했는데, 이 과정에서 체이널리시스 포렌식 도구를 사용해 온체인 추적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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