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업계 3위 유한양행이 턱 밑까지 바짝 쫓아온 업계 4위 대웅과의 격차를 넓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한양행이 최근 국내 최초로 기술이전 상업화에 성공한 가운데, 이에 따른 자금이 당장 4분기부터 발생할 것으로 예고되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올 4분기에 한 약품에서만 1000억원 안팎의 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다. 최근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한국제품명 렉라자)’ 상용화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와 로열티 등을 받게 돼서다.
앞서 지난달 20일 유한양행은 국산 항암 신약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FDA는 유한양행의 렉라자와 얀센의 리브리반트 정맥주사 제형의 병용요법을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승인했다.
렉라자를 통해 4분기에 발생하는 매출은 우선 마일스톤 6000만달러(한와 약 800억원)다. 이는 유한양행이 공시한 지난 11일부터 60일 안에 수령, 늦어도 11월10일 이전에 수령 완료될 예정이다.
마일스톤 외 판매 시 받는 10%의 로열티는 이미 발생하고 있다. 미국이 최대 글로벌 시장인 만큼, 이 또한 적지 않은 규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얀센의 모기업 존슨앤드존슨(J&J)은 비소세포폐암 관련 시장에서 매년 50억 달러(약 6조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에 이어 유럽·중국·일본에서도 허가가 나면 추가로 4500만달러(약 600억원), 6000만달러(800억원), 1500만달러(200억원)의 마일스톤이 발생한다. J&J은 현재 이들 국가에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유한양행 입장에서는 시간문제일 뿐 기다리기만 하면 목돈이 굴러들어오는 상황인 셈이다.
유한양행은 렉라자 국내 매출도 기대하고 있다. 올 1월부터 판매 시작됐는데, 단기에 치료 불가능한 장기 복용이 필요한 약품군이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매출은 늘어나는 구조다. 회사 측은 렉라자 국내 연매출을 우선 800억원에서 1000억원대로 보고 있다. 오는 2030년에는 렉라자에서만 1조원대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한양행의 매출 증대가 어느 정도까지 이뤄질지 관심이 모인다. 특히 최근 격차가 근접권으로 좁아진 대웅과의 거리를 얼마나 벌릴 수 있을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유한양행과 대웅의 매출 차이는 △2020년 2646억원 △2021년 1764억원 △2022년 785억원 △2023년 452억원으로 점점 좁혀지고 있다.
유한양행 측은 전문의약품과 글로벌 실적 성장이 고도화하는 만큼 매출 확대에 더욱 힘쓴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생활건강사업부와 해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10%씩 증가 등 전 사업부에서 고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렉라자도 매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성장 폭을 더욱 넓혀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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