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임윤찬이 2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린 그라모폰 클래식 뮤직 어워드(이하 그라모폰 어워드) 피아노 부문과 특별상인 '올해의 젊은 음악가' 부문을 수상했다. 한국인 피아니스트가 그라모폰 어워드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의 권위 있는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1977년부터 해마다 여는 그라모폰 클래식 뮤직 어워즈는 '클래식 음반의 오스카'라고 불린다. 실내악, 성악, 협주곡, 현대음악, 기악, 오페라, 오케스트라 등 부문으로 나눠 그해 최고로 꼽은 음반에 대해 시상한다.
임윤찬은 데카(Decca)와 전속계약 후 지난 4월 발매한 첫 번째 음반 '쇼팽: 에튀드'(Chopin: Études)를 통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쇼팽의 에튀드는 낭만주의 피아노곡집의 정수로 불리며 피아니스트에게 고난도의 기교를 요구해 악명이 높은 작품집이다.
역대 그라모폰 어워드 한국인 수상자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1990년 실내악·1994년 협주곡), 첼리스트 장한나(2003년 협주곡) 바이올리니스트 박수예(2021년 올해의 음반상) 등이 있다. 피아니스트로는 임윤찬이 처음 수상했다.
올해 피아노 부문 최종 후보로는 임윤찬의 <쇼팽: 에튀드>와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표트르 안데르제프스키의 <바르톡, 야나체크, 시마노프스키 작품집>이 올랐다. 그라모폰 시상식에서 피아니스트가 한 부문에 2개 음반을 동시에 최종 후보에 올린 것도 임윤찬이 처음이다.
결국 <에튀드>가 <초절기교 연습곡>을 한 표 차로 앞지르면서, 1위와 2위 모두 임윤찬에게 돌아갔다.
4월 발매한 '쇼팽: 에튀드'는 쇼팽의 27개의 에튀드(연습곡) 중 24개를 연주한 앨범이다. 발매 직후 영국 스페셜리스트 클래식 주간 차트(4월 26일∼5월 2일) 1위를 차지하는 등 호평을 받았다.
'젊은 예술가' 상은 뛰어난 젊은 음악가에게 주어지는 특별상으로, 20세인 임윤찬이 받게 됐다. 앞서 1993년 한국계 미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장영주)이 12세 나이에 이 상을 받았다.
임윤찬은 이날 무대에서 별다른 수상 소감은 밝히지 않았지만, 리스트 페트라르카 소네트 104번을 연주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라모폰 측은 "임윤찬은 경이로운 기술이 뒷받침되는 천부적 재능과 탐구적 음악가 정신을 지닌 피아니스트"라고 극찬했다.
임윤찬은 이달까지 폴란드와 그리스, 세르비아 등을 돌며 유럽 공연을 한다. 이어 미국에서 12월 초까지 약 한 달간 10회 공연을 하는 강행군에 나선다.
그는 미국 일정을 마무리한 후 귀국해 12월 17∼22일(20일 휴식) 에스토니아 출신 지휘자 파보 예르비가 이끄는 도이치 캄머필하모닉과 5차례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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