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야, 서울이야?" 서울인데 서울아닌 나들이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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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기자
입력 2024-10-0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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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무더위가 끝난 10월이다. 살랑이는 바람 맞으며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어디로 갈까. 멀리 떠나지 않아도 해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서울 내 이국적인 명소로 가자. 
광희동의 중앙아시아 거리와 이태원의 이슬람, 아프리카 거리, 이탈리아 나폴리에 와 있는듯한 베이커리, 미국 뉴욕을 옮겨놓은 듯한 공간까지······. 분명 서울인데 서울 같지 않은 이국적 스폿들이 서울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거리 한 식당에 자리한 화덕 사진서울관광재단
중앙아시아 거리 한 식당에 자리한 화덕 [사진=서울관광재단]

◆광희동 중앙아시아 거리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의외로 중앙아시아 거리의 역사는 198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오래됐다. 

1990년 한소 수교를 기점으로 구소련 출신 외국이들이 모여들면서 조성된 이 거리는 러시아, 몽골,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의 출신 사람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로 낮은 환율을 따라 보따리상과 우즈베키스탄, 몽골 이주 노동자들이 모여들었으나 러시아의 모라토리엄으로 중앙아시아 노동자들이 남아 상점과 식당 등을 열면서 지금의 모습이 됐다.

2022년 중구청의 주도로 테마거리 조성사을 통해 카펫의 전통문양이 새겨진 바닥이나 이정표 등이 설치됐다. 

중앙아시거리에서 가장 이색적인 곳은 음식점들인데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요리 전문점이 가장 많으며, 눈길을 끄는 것은 중앙아시아식 화덕을 외부에 놓고 전통 빵 삼사와 볶음밥, 양꼬치, 샤슬릭 등을 판매하는 곳들이다. 

평소 맛보기 힘든 재료와 독특한 조리방식이 정말 중앙아시아의 어느 곳에 와 있는 듯하다. 같은 양꼬치라도 이곳의 크기와 양을 보면 확실히 차이를 느낄 수 있다.

특유의 복장을 한 채 화덕에서 빵을 굽고 있는 사람, 우리와는 다른 식재료를 파는 식료품점을 분주하게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도 이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지만 역시 직접 식당으로 들어가면 더욱 진한 중앙아시아 또는 몽골의 향기를 경험할 수 있다. 나라별 보드카부터 디저트까지 음식으로 떠나는 중앙아시아 여행을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중앙아시아 음식 전문점인 ‘파트루내’는 건너편 식료품점과 함께 청어 샐러드, 라그만 등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현지의 음식을 다양하게 판매하고 수 있어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식당이다.

파트루내에 들어서면 벽에 걸린 그림과 접시, 유리공예 등이 이국의 정취를 더한다. 샐러드, 수프, 케밥, 청어 샐러드, 소고기 야채 스프인 보르쉬, 라그만 등 한국의 어느 식당에서도 만나기 힘든 요리들을 맛볼 수 있는 중앙아시아 음식 전문 음식점이다.
 
이슬람거리 사진서울관광재단
이슬람거리 [사진=서울관광재단]

◆이태원 이슬람 거리

본격적으로 국내에 무슬림 교도가 생겨난 것은 1970년대 중동건설 근로자들이 귀국하면서였다. 1975년 석유위기 이후 중동과의 관계 개선 과정에서 한국정부의 친아랍 정책으로 생겨난 것이 이태원의 이슬람사원이다. 

한국전쟁 때 참전한 터키군이 기도를 하던 장소에 국내 최초의 모스크가 지어진 것을 시작으로 성원 주위로 이슬람거리가 조성되었다. 할랄 식당은 물론 서점, 옷가게를 비롯한 다양한 매장이 들어서 여러 사람을 끌어모았다.

이태원의 이슬람거리를 특별하게 만드는 곳은 역시 한국 최초, 최대의 이슬람 모스크인 ‘서울중앙성원’이다. 전국의 이슬람 성소를 총괄하는 본부가 위치해 있으며, 한국에 체류하는 내, 외국인 무슬림들이 방문한다. 성원 바로 옆에는 교육시설인 프린스 술탄 이슬람 학교가 있다. 미리 예약을 하면 설명을 들으며 관내를 관람할 수 있다.

사원에서 나와 이태원역 방향으로 내려오면 여러 이슬람 관련 할랄식당과 기념품, 책 등을 파는 상점들을 만날 수 있는데, 아랍국가부터 아프리카의 문화를 엿볼 수 있어 매우 이색적이다. 이슬람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멕시코 등 다양한 나라의 식문화를 접할 수 있는 음식점이 많아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태원역에서 내려 3번 출구를 나오면 케밥집을 비롯해 멕시코, 인도, 파키스탄, 중앙아시아 등 다국적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음식들이 이슬람 사원 부근까지 즐비해있다.

케밥은 터키의 음식으로 미국이나 유럽 전역에 널리 분포해 있고 우리의 입맛과도 잘 맞아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음식 중 하나다. 여러 언어로 쓰여있는 간판을 보며 길을 걷는 것도 색다른 재미 중 하나. 또 근방의 세계문화음식거리, 퀴논길 등에서도 베트남, 태국 등의 아시아부터 유럽이나 쿠바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가게들도 있으니 함께 둘러보면 더욱 좋다. 

이곳의 슈퍼마켓에서는 해외 향신료, 너트류, 과자를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빵이나 농산물까지 볼 수 있다. 특히 이슬람의 율법에서 허용되는 방식으로 제조된 할랄 음식을 판매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이태원역 2번 출구 인근에 위치한 ‘클레오파트라 라운지 카페’는 이집트를 테마로 한 이색 카페로, 최근 문을 열어 이집트 여행을 온 듯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웰컴드링크로 나오는 진한 포도주스 한 잔을 받아 들고 쓱 둘러보면 마치 고대의 이집트로 초대받은 듯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음료뿐만 아니라 팔라펠, 코샤리 등 이집트 국민 음식들도 판매하고 있어 이집트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클레오파트라 라운지 카페를 추천한다.
 
아모르나폴리 전경 사진서울관광재단
아모르나폴리 전경 [사진=서울관광재단]

◆나폴리? 뉴욕? 서울 시내 신흥 명소들 

서울에는 프렌치, 동남아, 하와이 등 다양한 테마로 공간을 운영하는 곳이 많다. 작은 식당에서 카페까지 여러 곳에 분포돼 있지만, 규모와 콘셉트 면에서 더 몰입감을 주는 공간이 있다. 서울 시내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이국의 정취를 가진 매장을 소개한다. 

‘아모르 나폴리’는 안국동에 위치한 이탈리안 베이커리 카페다. 이탈리아의 대표 빵인 포카치아와 치아바타부터 몽블랑, 다양한 쿠키들까지 이탈리아식으로 만들어 소박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아모르 나폴리는 크림색 건물의 외관부터 입구의 유리창까지 들어서기 전에도 이탈리아의 어느 공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을 주는 매장이다. 

화덕에서 구워내는 피자빵과 나폴리식 도넛, 소지 빵 등 식사를 대신할 수 있는 음식부터 럼 시럽에 절인 빵 바바(Baba), 여인의 입술이라 부르는 바치디다마(Baci di dama) 등 지극히 이탈리아다운 메뉴도 있어 한 번 시도해볼만 하다. 

테라스에 앉아 시원한 음료를 즐길 수도 있는데, 2024 이탈리아 젤라또 월드컵에서 준우승한 박영수 셰프의 3색 그라니따를 맛보길 추천한다.
 
드렁큰빈 전경 사진서울관광재단
드렁큰빈 전경 [사진=서울관광재단]
미국 뉴욕의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커피와 베이커리, 맥주, 위스키까지 모도 맛볼 수 있는 ‘드렁큰빈’으로 가자. 

드렁큰빈은 5층 건물 전체를 미국 현지 느낌으로 구성해 각 층의 매력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특히 입구에서 지하의 카페로 내려가는 길은 뉴욕의 지하철역으로 들어가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실물 크기의 오래된 엘리베이터 모형이 있으며, 한쪽 벽면을 뉴욕의 지하철로 만들어두어 사실감을 더한다.

4층은 고급스런 바(Bar)로 꾸며져 분위기를 내기 좋으며 5층의 테라스에서는 선선한 가을의 날씨를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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