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대표는 10일 서울 동대문구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빅테크가 그간 수백조원에 달하는 규모로 지속 투자했기에 단시간 내 이들 수준을 제치기는 어렵다"며 "AI 기술·규모의 고도화는 게임이 이미 끝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래서 협업을 택했고, 빠르게 한국에 맞는 소버린(주권) AI·클라우드를 구축한 후 고객들에게 통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서비스·제품을 선도적이고 지속적으로 내야 KT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AI에 역량을 쏟아붓는 전략에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글로벌 기업과 해외에서 만나면서 AI를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에 대한 확신이 굳어졌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우리의 정체성과 주권을 지키면서도 AI를 활용한 혁신적인 서비스·제품을 빨리 내고 AX 시스템을 조속히 제공하는 것이 KT의 생존 전략이라는 생각을 더욱 확실히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날 KT는 지난 6월 공개한 MS와의 AI·클라우드 분야 협업에 대한 향후 계획 등을 발표했다. KT는 MS와 향후 5년간 2조4000억원 규모로 한국형 AI·클라우드 구축, AX(AI 전환) 전문기업 설립 등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앞으로 5년간 4조6000억원에 달하는 직접적인 매출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해당 투자로 나타나는 파급 효과를 통해 추가적인 매출이 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양사는 이에 따라 내년 2분기 중 GPT-4o 언어모델 기반의 한국형 특화 AI 모델을 개발 완료하고, MS의 소형언어모델인 '파이(Phi) 3.5' 기반의 공공·금융 등 산업별 특화모델도 내놓는다. 한국형 AI 모델은 한국어를 기반으로 한국의 문화·지식 이해에 특화됐으며 이를 구현하기 위해 학습 단계에서부터 한국과 관련된 다양한 데이터들을 GPT-4o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국의 규제·보안 등을 고려한 공공·금융 대상 소버린 클라우드 서비스를 내년 1분기 정식 출시한다. MS와 함께 설립하는 AX 전문기업도 1분기 공식 출범한다. KT 자회사로 운영되며 AI 관련 뛰어난 인재들을 대거 영업해 양사 간 공동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구상이다.
KT는 AI에 투자가 집중되더라도 설비투자를 축소하는 등 네트워크 인프라 투자가 후순위로 밀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AI에 최적화된 알고리즘을 도입하는 등 네트워크 품질 향상에도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AI 시대가 되면 앞으로 개인별 AI 에이전트들이 생기는 등의 이유로 데이터가 폭증하는데 이를 다 수용하려면 현재 5세대 이동통신(5G)를 넘어 6G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6G 등 차세대 통신의 중심은 AI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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