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중국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국경절 연휴(1~7일) 이후 기대했던 재정 정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투자 심리가 한풀 꺾인 가운데 이날 발표된 증시 부양책도 강력한 주가 부양 효과를 내진 못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43.07포인트(1.32%) 상승한 3301.93, 선전성분지수는 86.73포인트(0.82%) 하락한 10471.08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 CSI300는 41.80포인트(1.06%) 뛴 3997.79, 기술주 중심의 창업판은 67.19포인트(2.95%) 밀린 2212.91에 마감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오전 증시 개장 전 적격 증권사와 펀드 및 보험회사를 지원하기 위한 '증권, 펀드, 보험회사 스와프 퍼실리티'(SFISF)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들은 상하이·선전 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300 편입 주식과 기타 자산을 담보로 제공해 인민은행의 국채, 어음 등 우량 유동성 자산을 교환할 수 있다. 초기 운영 규모는 5000억위안(약 95조원)으로, 인민은행은 향후 상황에 따라 규모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번 조치가 시장 심리를 되살리기에는 부족하다 평가이다. 중국 관영 매체 증권시보는 "인민은행은 법에 따라 비은행 금융 기관에 직접 대출해주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스와프 퍼실리티는 금융 기관의 자금 조달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CSI300 지수는 전장에서 10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마감하며 7%대로 급락했다. 국경전 연휴 전 중국 당국이 금리 인하와 부동산 규제 완화 등의 대규모 소비 진작책을 발표하면서 최근 중국 증시 주요 지수 모두 ‘역대급’ 상승세를 보였지만 추가 부양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롤러코스터 장세가 연출된 것이다.
향후 중국 증시 향방은 재정 확대책 발표 여부에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당국은 이번주 토요일(12일) 재정 정책 관련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미국 모건스탠리의 체탄 아히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투자자 신뢰의 지속적인 회복을 위해 소비를 촉진에 초점을 맞춘 10조위안 규모의 재정 부양책을 발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건축장식 업종이 5% 이상 오르며 상승을 주도했고 석탄·은행주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반도체주는 차익실현매물이 몰리면서 중신줘지(SMIC)가 10% 이상 급락하는 등 약세를 보였다.
지난달 인수·합병(M&A)을 통한 300조원대의 초대형 증권사 설립 추진을 알렸던 궈타이쥔안과 하이퉁증권은 이날부터 거래가 재개되면서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두 기업 주식은 상하이증권거래소 관련 규정에 따라 이날부터 M&A를 개시한 지난 6일부터 상하이·홍콩 증시에서 거래가 중단됐었다.
한편 홍콩 증시는 이날 크게 뛰었다. 항셍지수는 전장 대비 3.05% 오른 2만1265.80에 장을 마쳤다. 뉴욕증시 상승 흐름을 이어받은 데다 중국 당국이 증시 부양책까지 발표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내수·여행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화룬맥주, 셰청(씨트립)은 각각 10%, 8% 넘게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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