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3주 앞두고 지지율 부진으로 곤란에 처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위기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호랑이 굴로 들어간다. 해리스는 '보수 대표 매체'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갖기로 결정한 가운데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4일(이하 현지시간) 폭스뉴스는 오는 16일 오후 6시(한국시간 17일 오전 7시) 방송되는 자사의 TV프로그램 '스페셜 리포트(Special Report)'에서 해리스와의 인터뷰를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인터뷰는 폭스뉴스의 수석 정치 앵커 브렛 베이어가 진행하는 것으로 약 25~30분 방송 예정이다.
해리스는 최근 CNN, CBS, ABC 등 미국 주요 언론과 잇따라 인터뷰를 진행하며 언론 노출도를 높이고 있지만 보수 대표 매체로 유명한 폭스뉴스와 정식 인터뷰를 갖는 것은 이번이다. 이는 해리스가 그동안 진보 성향 매체들의 인터뷰에만 응했다는 지적과 함께 일부 진보 성향 언론이 인터뷰 이후 해리스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인터뷰 내용을 편집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나온 결정이다.
특히 이번 인터뷰는 대표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의 필라델피아 근처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해리스는 부동층 유권자와 경합주 공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다. 시청률 조사 기관 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폭스뉴스는 경합주들에서 시청률이 가장 높은 매체이다.
이를 두고 MSNBC 칼럼니스트 찰리 시케스는 "해리스는 도널드 트럼프보다 더 대담하다"며 "그녀는 적대적인 곳으로 기꺼이 들어가고자 한다"고 평했다.
앞서 트럼프는 미국 CBS의 방송 프로그램 '60분(60Minutes)'에 해리스와 같이 출연할 예정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출연을 고사했고, 그 결과 해리스만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에 해리스는 이날 진보 성향 언론인 롤랜드 마틴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스태프들이 그가 '60분' 인터뷰를 하게 두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 반세기 동안 모든 대통령들은 인터뷰를 했고, 대통령 후보들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를 제외한 모두가 다 했다"고 트럼프를 비판했다.
한편 해리스의 폭스뉴스 인터뷰 소식에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강력 반발했다. 그동안 폭스뉴스와 여러 차례 인터뷰를 가진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이제 폭스에서 인터뷰를 할 가치가 없다. 그것은 이제 아무 쓸모가 없게 됐기 때문"이라며 "폭스뉴스는 완전히 자신의 방향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인터뷰 진행자인 베이어에 대해서도 "'사교적' 좌파 인물들에 매우 약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해리스는 여론 조사 결과에서는 여전히 트럼프에 비해 근소한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불화설까지 터진 가운데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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