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은 철강 시황 회복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예상했다. 단기적인 이익률 개선은 전방 산업인 건설경기 악화로 어렵다고 판단했다. 당분간 원가 절감 노력으로 수익성을 최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25일 3분기 실적 발표 및 콘퍼런스콜에서 "시황은 내년 상반기에 지금보다 개선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익률 개선을 위해 원가 절감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철강 시황은 건설경기 악화와 중국의 저가 물량 유입으로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제품 가격은 최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했으며, 이달 결정된 전기요금 인상 역시 실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일부 제품군에서는 판매가에 전기료를 반영하고 있지만, 시황 악화 속에서 전기요금 부담을 100% 덜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익률 개선은 시황 반등 전까지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어렵다"며 "원가 인상분을 가격에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제소에 대해선 승소 가능성을 내비치며, 다른 제품에 대해서도 사실관계 검토 후 제소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후판 반덤핑 제소는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고 제기한 것"이라며 "중국산 후판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77.4% 감소한 51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5조6243억원으로 10.5% 줄어들었으며, 순손실은 16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러한 실적은 건설 경기 회복 지연의 영향을 받았으며, 주력 제품 중 하나인 봉형강의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149만4000톤) 대비 18% 줄어든 122만6000톤에 그쳤다. 판재의 판매량은 289만7000톤으로 지난해와 큰 차이는 없었다.
현대제철은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원전, 방산 등 성장 산업의 신규 수요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건설이 재개된 신한울 3, 4호기에는 내진성능이 향상된 원자력 발전소 건설용 강재를 공급했으며, 초고강도 냉연소재를 적용한 고강도 경량 샤시 부품을 개발하는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 지속과 중국산 저가 수입재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며 "고부가 제품 수요 확보와 탄소 저감 제품 개발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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