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광산 사업이 결국 금양의 발목을 잡았다.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에 이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서도 편출될 위기에 몰렸다.
29일 한국거래소가 금양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고 1일 거래 정지 조치한 가운데 금양 측이 "전기차 캐즘 때문"이라는 사과문을 내놓으며 공분을 사고 있다.
금양은 사과문을 통해 "핵심 광물 리튬을 확보하기 위한 몽골 광산 개발은 현지 환경 변화 등으로 늦어지고 있으며 전기차 캐즘으로 인한 글로벌 배터리 시장 위축으로 해외 공급처 수주와 투자유치 등이 지연되고 있다"며 "주주와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거래소 측은 금양이 지난해 5월 몽골 광산개발회사 '몽라 LLC' 공시가 허위로 과장됐다고 본다. 금양은 앞서 이차전지 밸류체인을 구축한다고 하면서 실적 전망치를 부풀려 금융당국에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금양은 2022년 이차전지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주가는 4400원대에서 43배 넘게 급등해 지난해 19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일부 임원은 자사주 상여금 명목으로 취득한 8만주 중 절반을 주가 급락 직전에 팔아 60억원 넘는 시세차익을 챙기도 했다. 고점 대량 매도로 인한 '먹튀' 논란이 나왔다.
이후에는 악재만 쏟아져 나오고 있다. 4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1000억원은 채무 상환, 3500억원은 시설투자에 사용할 예정이었지만 금융감독원이 정정 공시를 요구하며 유상증자가 미뤄졌다. 금양은 유상증자 납입일을 12월 10일에서 27일로 연기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양이 지난 9월 30일 공시한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을 요구했으나 금양은 아직까지 정정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주요사항보고서의 유상증자 납입 일정만 변경한 상황"이라며 "이는 임시 변경된 것이므로 추후 일정이 다시 변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1월 MSCI 정기 변경에서 편출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MSCI 지수에서 편출되면 패시브자금 이탈로 주가 하락은 물론 유상증자 역시 계획대로 진행하기 어려워진다.
한시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 편입·편출 기준은 10월 마지막 10영업일 중에서 무작위로 심사 기준일이 결정된다"며 "현재 금양은 KT, 셀트리온제약과 함께 MSCI에서 편출될 가능성이 높은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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