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에서 친(親)가상자산 정책이 추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저앉았던 '토큰증권' 관련 종목 주가가 다시 오르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반기 부진했던 국내 토큰증권 관련주가 하반기 들어 상승하고 있다. 특허권 조각투자 사업을 추진해 온 금융IT솔루션 업체 핑거는 상반기 마지막 거래일(6월 28일) 대비 71% 오른 1만2430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외에서 토큰증권과 이를 포괄하는 '실물연계자산(RWA)' 신사업을 추진 중인 IT서비스 기업 아이티센은 52%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토큰증권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는 전자결제 업체 갤럭시아머니트리와 최대주주인 갤럭시아에스엠은 각각 49%, 12% 올랐다. 미술품 조각투자 사업 자회사를 둔 케이옥션도 29% 올랐다.
다음 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전 세계 가상자산 분야 기업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국내 관련주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RWA의 거래와 권리이전 등을 위한 '토큰화'의 제도권 편입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트럼프가 당선되면 가상자산 정책 기조 전환에 따라 규제 명확성 확보 및 제도권 편입 가속화를 예상한다"며 "SEC(증권거래위원회) 구성 변화 등에 따라 상장지수펀드(ETF), 토큰화, 스테이블코인 등 다양한 사례가 제도권에 편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토큰증권 발행과 유통을 제도화하는 자본시장법·전자증권법 개정안이 작년 말 21대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되면서 올 상반기 토큰증권 관련주가 급락했던 상황이다. 지난주 김재섭 의원 대표 발의 법안으로 토큰증권 법제화가 22대 국회에서 재추진되면서 위축된 국내 토큰증권 관련주 투자 심리도 호전될 전망이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작년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사례를 고려하면 법안 발의 후 입법까지 시차가 있겠지만 22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관련 소식이 업데이트된 점을 고려하면 관련 시장에 대한 우려는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각투자는 여러 사람이 특정 자산에 공동 투자해 그 수익과 소유권을 나눠 갖는 개념이다. 이에 필요한 자본시장법상 증권(토큰증권) 발행·유통은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아 국내 기업들은 조각투자를 비롯한 토큰증권 관련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금융위원회 '혁신금융 서비스'로 시한부 승인을 받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