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불씨를 이어간다. '밸류업 공동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등을 통해서다. 최근 증시 부진으로 떠나간 투자자들을 붙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거래소는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거래소 서울사옥에서 '밸류업 공동펀드 조성 협약식 및 밸류업 ETF 출시 운용사 간담회'를 열었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기업 밸류업 펀드 조성과 ETF 출시를 통해 밸류업 참여 기업에 대한 투자 분위기가 조성되면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 유인이 증가하고 밸류업 프로그램도 동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밸류업 펀드는 총 2000억원 규모로 조성된다"며 "밸류업 공시를 했지만 지수에는 편입되지 못한 종목들에도 투자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공개된 뒤 일부 편입 종목이 밸류업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 만큼 이를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밸류업 펀드는 거래소·한국금융투자협회·한국예탁결제원·한국증권금융·코스콤 등 증권 유관기관 5곳이 1000억원을 출자하고 이를 민간 자금과 매칭하는 방식으로 조성된다.
아울러 ETF 12개, ETN 1개는 오는 11월 4일 나란히 상장한다. 패시브 ETF를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하나자산운용이 출시한다.
액티브 ETF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삼성액티브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이 만든다. 기초지수의 70%만 추종하되 나머지는 운용력 재량으로 초과 수익을 노린다. ETN은 삼성증권 1곳이 내놓는다.
신한자산운용과 삼성증권 2곳은 분배금(배당금)을 자동 재투자하는 토털리턴(TR)형을 선보인다. 나머지는 분배금을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프라이스 리턴(PR) 상품이다.
ETF·ETN 상장 규모는 5110억원이다. 일본은 JPX 프라임 150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품이 2개다. 설정액은 184억원, 순자산총액은 1585억원 수준이다.
거래소는 오는 4일 열리는 '한국 자본시장 콘퍼런스'에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밸류업 상장지수상품(ETP) 상장 기념식을 열고 발행사별 홍보 부스도 설치해 밸류업 상품 마케팅을 지원한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추진된 지 5개월 지났지만 관련 공시를 내는 기업은 많지 않다. 거래소는 기업들에 대하 참여를 독려하고 밸류업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이끌어간다는 계획이다.
정 이사장은 "사업계획이 수립되는 4분기 연말쯤에는 밸류업 공시가 더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향후 시장 수요에 따라 후속 지수 개발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ETF에 대한 세제 지원 건의 등 기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유지하고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앞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이 정착되고, 우리 자본시장의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되기까지 지속적인 협조와 노력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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