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재선충은 1mm 내외의 실 같은 선충으로, 공생 관계에 있는 솔수염하늘소 또는 북방수염하늘소의 몸 안에 서식하다가 나무에 침입해 수분과 양분의 이동 경로를 막아 감염된 나무를 100% 말라 죽게 한다.
우리나라엔 1988년 부산 동래구 금정산에서 소나무재선충병이 최초 발생한 이래 꾸준히 확산해 오다 2023년 이상기후로 더운 날이 늘어나면서 피해량이 3배에 달하는 107만 그루로 폭증했고, 올해에도 4월 기준 전국 142개 지자체에 걸쳐 90만 그루가 고사해 그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 경북 동해안 일대의 확산 추세가 심각하다. 영덕군의 경우 2009년 2월 최초 발생한 이래 올해 10월 현재 전체 산림 면적 5만9000여ha 중 89%를 소나무류 반출금지구역으로 지정하고 확산 경로를 압축방제구역으로 방어선을 설정해 타 지역으로의 전이를 최소화하는데 힘을 쏟아 왔다.
이에 영덕군은 전국에서 자연산 송이를 가장 많이 산출하는 지역 소나무 숲의 생태를 지키기 위해 재선충병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 등이 우화하는 4월 이전까지 서식처를 전격적으로 제거하고 재선충병의 확산 봉쇄에 나섰다.
이를 위해 영덕군은 내년 3월까지 군 예비비 10억원을 포함한 69여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전문성 있는 산림사업법인과 설계·감리법인 15단체, 관련 담당 직원 등 95명으로 구성된 방제단을 발족해 대대적인 매개충 박멸과 재선충병 확산 방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해당 계획에 따르면 영덕군은 내년 3월까지 △확산 속도 및 심각성에 대한 전수 조사 △실시 설계를 통한 조사 검증 △과학적인 방제 전략 분석 △산림사업법인 책임 방제구역 설정 △방제 개시 △설계·감리법인 현장 정밀 감리 △사후 모니터링 및 관리 등으로 이어지는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실행하게 된다.
이는 역학조사, 소나무재선충병 모니터링, 매개충 모니터링 및 방제, 피해목 진단 및 처리, 예방 약제 처리, 피해 지역 사후 관리 등의 복합적 방제를 적용한 것이다.
다만 송이와 같은 임산물이 많이 나는 지역의 특성에 따라 약재 피해가 우려되는 곳은 그물망 방제를 시행하고 임산물의 피해가 없는 곳으로 작업로를 개설해 벌채목의 산물을 수집 후 파쇄하는 정밀함도 더한다.
특히 재선충병이 지자체의 경계를 넘나들며 퍼져가는 전황을 고려해 연접한 경북 동부권역 지자체와 국유림관리소가 참여하는 지역방제협의회의 대책 회의를 정례화하고, 한국임업진흥원 모니터링센터와 산림청 긴급대응단의 자문 체계를 구축하는 등 인근 지자체 및 관련 기관 단체와의 협력·공조 체계를 강화함으로써 방제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영덕군은 이번 대책을 실행한 결과에 대해 내년 4월 사후 모니터링과 평가를 시행하고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군 예비비를 투입해서라도 군민의 터전이자 지속 가능한 부가가치를 지닌 지역의 산림 자원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각오다.
김광열 영덕군수는 “우리 군은 12년 연속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자연산 송이가 산출되는 곳으로 군민의 생계와 지속 가능한 경제를 위해서라도 전체 면적의 81%를 차지하는 울창한 소나무 숲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연접 지자체와 전문 기관 단체 간의 협력·공조 체계를 강화하고 전문성이 담보된 과학적인 방제를 꾸준하고 철저히 시행해 소나무재선충병을 뿌리 뽑도록 모든 행정력과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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