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고속도로를 달리던 고속버스를 향해 타이어 하나가 날아들었다. 화물트럭의 바퀴가 중앙분리대를 넘어 반대 차선을 달리던 관광버스를 덮친 것. 이 바퀴는 그대로 고속버스 앞유리를 뚫고 들어갔고, 운전 중이던 기사와 그 뒷자리에 앉아 있던 승객 1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최근에도 고속도로에 떨어진 낙하물을 피하려다가 4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15명이 다쳤고, 중부고속도로에서는 달리던 화물차에서 팔레트가 도로로 떨어져 6중 추돌사고가 일어났다. 심지어 지난 3월에는 삽이 차에 날아들기도 했으며, 도로에 떨어져 있던 캠핑 용품으로 사고를 당한 사례도 있었다.
'도로 위 시한폭탄' '달리는 흉기'라 불리는 낙하물들이 매년 20만개나 수거된다고 하니 여전히 사고 위험은 고속도로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고속도로 낙하물 사고 연평균 무려 50건?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낙하물 사고는 지난 5년 동안(2020~2024년 7월) 총 238건에 달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0년 56건, 2021년 46건, 2022년 57건, 2023년 52건, 올해 7월까지 27건으로 매년 평균 50건 이상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또한 화물차에서 떨어져 수거되는 낙화물도 같은 기간 95만건으로 2020년 23만건에서 2022년 19만건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20만건으로 다시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속도로 낙하물로 인해 내 차가 피해를 입었다면?
사고를 당한 직후에는 큰 충격으로 인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막막할 수 있다. 낙하물로 인해 내 차량에 손상이 생겼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우선 사고가 일어났다면 가능한 한 빨리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고 112에 신고해 사고 상황과 정확한 위치를 알리도록 한다. 그다음 보험회사에도 전화해 사고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주도록 한다. 그래야 긴급 출동 서비스를 요청해 차량 견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때 사설 렉카는 과도한 견인 비용을 청구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사고 영상이 담긴 사진과 영상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나 도로에 설치된 CCTV 영상을 확보해 증거 자료로 쓰도록 한다. 이때 단순히 물건이 떨어지는 장면만 담기면 증거 자료로 쓸 수 없으니 차량 번호가 명확히 찍혀 있는 것이 가장 좋다.
가해 차량의 번호가 확보됐다면 차주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식별되지 못할 경우 보상 청구 절차가 길어지고 실질적인 보상이 어려울 수 있다.
보험 청구를 위해서는 사고 발생 일시, 장소, 피해 내용, 관련 사진 및 증언 등을 포함한 자료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만약 다친 사람이 있다면 진료기록도 함께 제출하도록 한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차를 빨리 안전한 지역으로 견인하거나 이동하는 것이다. 고속도로 한복판에 차량을 방치하면 2차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하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
낙하물 사고 일으켰다면 처벌은?
모든 운전자는 운전 중 실은 화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덮개를 씌우거나 확실히 묶어 고정해야 한다. 만약 화물을 제대로 고정하지 않으면 2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면허 취소, 1년 이하의 면허 정지를 당할 수 있다. 적재함 등을 불법 개조했다면 자동차 관리법에 따라 1년 이하 징역,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만약 낙하물로 인해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사람이 다친 경우 12대 중과실에 해당돼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더라도 교통사고처리특례법 3조에 따라서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고속도로는 누구에게나 위험할 수 있는 곳이므로 모두가 서로의 안전을 위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특히 낙하물 사고는 운전자의 부주의와 화물차 적재 불량으로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사고는 물리적 피해를 넘어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화물을 차에 실은 운전자는 상태를 꼼꼼히 점검하고 고정 장치를 제대로 사용해 낙하물을 방지해야 한다. 또한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동안에는 다른 차량과의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하고 과속이나 급정거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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