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한-베 제조동맹, 로봇으로 확장되나... 중국은 대규모 물량전

  • 韓, 대베트남 로봇 수출 3년 새 13배…하노이서 로보틱스관 운영·AI 행사 추진

사진빈로보틱스Vinrobotics 홈페이지 갈무리
베트남 로봇업체 빈로보틱스의 시험용 로봇[사진=빈로보틱스(Vinrobotics) 홈페이지 갈무리]


전 세계적으로 로봇화의 물결이 빠르게 번지는 가운데 베트남은 그동안 의존해 왔던 제조업 기반 모델 자체를 다시 짜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값싼 노동력에 의존해 온 공급망 전략이 흔들리는 가운데 한국과 중국이 동시에 로봇과 인공지능(AI) 기술을 앞세워 베트남 시장을 두드리면서 뚜렷한 경쟁 구도가 그려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 한국-베트남 협력이 제조를 넘어 로봇 분야의 핵심 파트너십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을지에 시선이 모인다.

블룸버그 베트남에 따르면 베트남 전자 산업의 로봇 밀도는 근로자 1만 명당 약 90~150대 수준으로, 세계 평균인 162대에 못 미친다. 반면 한국은 1220대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고 싱가포르는 818대, 중국은 470대로 각각 2,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은 특히 물량 측면에서 압도적이다. 2024년 한 해 동안에만 약 29만5000대의 신규 로봇을 설치하며, 전 세계 시장의 54%를 차지했다. 현재 가동 중인 로봇만 약 200만대로, 일본의 4.5배에 달한다. 식음료 산업의 로봇 신규 설치는 86%, 섬유 산업도 29%가 늘면서 노동집약적 산업까지 로봇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혜인 통신원 제작
[출처=IFR(국제로봇연맹)]


베트남은 동남아 로봇 시장의 24.5%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지역 내 최대 시장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성장의 상당 부분은 전자산업 외국인직접투자(FDI)에 기댄 결과다. 삼성, LG, 폭스콘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을 따라 베트남으로 설비를 옮기면서, 로봇까지 함께 들여왔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베트남은 아직 로봇 '사용자'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따라붙고, 시스템 통합과 산업별 최적화 역량을 확보하는 일이 숙제로 지목된다.

한·중, 베트남서 로봇 경쟁 


이런 가운데 한국은 베트남을 차세대 첨단 제조 거점으로 보고 공략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앞서 14일부터 16일까지 하노이에서 열린 'VINAMAC EXPO 2026'에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함께 '한국 로보틱스관'을 운영했다. 한국 기술기업 5곳이 참가해 자체 로봇 제품과 자동화 솔루션을 선보였고, 베트남 자동화 기업 이텍 오토메이션 솔루션즈를 포함한 17개 바이어와 약 50건의 수출 상담이 이뤄졌다.


한국의 대(對)베트남 산업용 로봇 수출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2022년 수출액은 1년 만에 67%나 뛰었고, 2025년에는 12.4% 더 확대돼 약 1529만 달러(약 23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최근 3년 동안 운송·핸들링 로봇 수출은 13배로 폭증했고 자동화 솔루션도 약 40% 늘었다. KOTRA는 오는 20일 호찌민에서 '한국-베트남 AI 이노베이션 데이'를 개최하며 제조업 디지털 전환을 둘러싼 협력 방안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 기업들의 공세 역시 만만치 않다. 지난 13일 베트남에서 막을 올린 중국 가전·가구 전시회 '차이나 홈라이프 베트남 2026'에는 약 500개의 중국 기업이 참가해, 산업기계와 자동화 설비, AI 기반 스마트 기기 등을 선보였다. 전시장에는 배달·청소 로봇과 음성 제어 스마트홈 시스템, 중소기업용 자동화 생산라인까지 등장했고, 일부 기업은 기술 이전이나 맞춤형 생산 협력 가능성까지 적극 강조하고 나섰다. 한국과 중국이 동시에 베트남을 두드리면서 현지 기업들이 어떤 파트너와 손을 잡느냐가 한층 중요한 선택지로 떠오른 셈이다.

아울러 베트남 내부의 공급망 운영 방식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공장들이 24시간 돌아가면서 원자재 조달과 물류, 창고 운영의 속도와 정밀성이 동시에 요구되는 분위기다. 로봇 기반 품질 관리가 보편화되자 수작업 검사로는 잡아내기 힘들었던 결함까지 관리 대상이 됐고, 실시간 데이터 통합 역시 어느덧 1차 공급망 진입의 기본 조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

베트남이 결국 로봇 시스템 통합과 산업별 최적화 역량을 어디까지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위상을 가를 결정적 변수로 꼽힌다. 식품과 섬유, 콜드체인 물류 같은 분야에서 수입한 로봇과 관리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활용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기회로 함께 제시된다.

그동안 한국과 베트남의 협력은 주로 전자·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생산 네트워크에 집중돼 왔다. 그러나 로봇과 AI가 공급망의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는 지금 두 나라가 단순 생산을 넘어 시스템 통합과 기술 고도화까지 아우르는 주요 파트너로 발전할 수 있을지에 한층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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