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업계에 따르면 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3011억원, 영업이익 95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1%, 953.9% 급증한 수치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광 박막 형성에 사용되는 증착 장비 제조 업체로, 원자층증착장비(ALD)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SK하이닉스와 중국 업체들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의 올해 호실적은 SK하이닉스의 호황이 뒷받침된 결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46조4259억원, 영업이익 15조384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다운턴(하락국면)'을 씻어냈다.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3분기에는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7조원을 돌파하는 등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이동주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성엔지니어링의 실적과 관련해 "국내 주요 고객사 수주 동향은 올해 1분기를 기점으로 회복됐고, 하반기부터 매출 인식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내년 국내 고객 매출은 전년 대비 1000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올해 실적을 빠르게 회복한 주성엔지니어링과 한미반도체의 공통점은 메모리 분야 1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재는 거래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미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 자회사 세메스와 특허소송을 치른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주성엔지니어링과도 삼성전자와 과거 한 어떠한 사건을 계기로 거래가 중단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삼성전자를 원익IPS를 고객사로 둔 장비업체 원익IPS는 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대비 2.49% 역성장한 4533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누적 기준으로는 여전히 153억원의 적자를 이어가는 등 회복이 더딘 상태다. 이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반 메모리의 수요 감소와 전략 고객의 구조조정 영향으로 내년 투자가 불확실하고, 신규 수주 가시성이 낮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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