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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상의 팩트체크] 또다시 일어난 전기차 화재...일반 차보다 화재 위험성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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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연 기자
입력 2024-11-1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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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진충남 아산소방서 제공
충남 아산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진=충남 아산소방서 제공]


인천 청라에서 벌어진 전기차 화재 사건 이후 '전기차 공포증'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8월 1일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주차된 전기차에서 갑자기 연기가 피어오르며 불길이 치솟았다. 불은 삽시간에 인근 차량들로 번졌고, 차량과 아파트에 큰 피해를 주고 8시간 만에 겨우 진화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분석한 결과 해당 전기차는 주차된 지 이미 59시간이 지난 상태였고, 주차된 후 외부 충격 또한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대대적인 조사에도 정확한 화재 원인을 찾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3개월 후인 11월 14일 충남 아산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차에서 또다시 화재가 발생했다. 출동한 소방당국은 질식소화포를 이용해 2시간 만에 진화했다. 열폭주 현상은 일어나지 않아 피해는 크지 않았으나 사람들의 전기차에 대한 공포가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연이은 전기차 화재 사고에 시민들은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차 퇴출 해야 합니다" "더 큰 인명 재산 사고 나기 전에 특단에 규제해 주세요" "전기차 무서워" 등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온라인에서는 잘못된 정보들이 빠르게 퍼지며 '전기차는 100%로 완충하면 무조건 위험하다' '전기차는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화재 위험이 높다' 등 오해가 생기기 시작했다. '전기차 공포증'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에 대한 몇 가지 오해를 바로잡아 보려 한다. 
 
전기차는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화재 위험이 높다?
전기차 화재가 뉴스를 통해 보도되자 일각에서는 전기차가 일반 내연기관차(휘발유, 경유, LPG)보다 화재 위험이 더 높은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최근 이코노믹리뷰가 국토교통부 소방청 등의 자료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 2017년부터 2022년 11월까지 등록된 내연기관차는 총186만8746대로 이중 2만7883대(1.492%)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같은 기간 등록된 전기차 35만8338대 중 90대(0.025%)에서 불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내연기관차 화재 발생 비율이 전기차보다 약 60배 더 높았다. 

오히려 내연기관차는 연료탱크, 엔진, 배기관 등 고온을 발생시키는 부품이 있어 화재 발생 가능성이 더 높다. 반면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가 화재를 일으킬 수 있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이로 인한 전기차의 화재는 상대적으로 드물다. 

물론 전기차의 화재가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열폭주 현상이 화재를 가속화 시킬 수 있지만 배터리 제조사들이 안전 기준을 강화하고 배터리 설계를 개선하고 있어 점차 예방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기차는 100% 충전하면 위험하다?
청라 전기차 화재 후 서울시가 '전기차 화재 예방을 위해 90% 이하로 충전을 제한한다'고 발표하면서 '100% 충전하면 위험하다'는 오해가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는 과장된 정보다. 사실 100% 충전 자체가 화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 대부분의 전기차에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Battery Management System)'이 탑재돼 배터리가 과충전되지 않도록 자동으로 조절된다. 

최근 현대차·기아는 "차량 계기판에 충전 상태가 100%로 표시돼도 실제로는 추가 충전 용량이 남아 있어 100% 완충이 아니며 문제가 생기더라도 BMS시스템으로 제어할 수 있다"면서 "전기차 화재 발생은 충전량과 관계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들이 100% 충전을 권하지 않는 이유는 완충보다는 80~90% 충전이 배터리 수명을 길게 유지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즉, 완충만으로 화재가 일어나지 않으니 안심해도 된다. 
 
전기차는 스프링클러로는 진압이 되지 않는다? 
전기차 배터리에 화재가 발생하면 배터리 셀에서 지속적으로 열이 방출되며, 이로 인해 물을 뿌려도 화재가 반복될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물로 끄는 방식인 스프링클러만으로 화재를 완전히 끄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5월 연구용역을 진행해 발표한 '지하 주차장 내 전기자동차 화재 소화 실험' 보고서에 따르면, 스프링클러가 작동한 후 인접 차량의 온도가 30% 이하로 유지됐고, 배터리 팩의 열폭주가 50% 지연된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가 완전히 진압되는 것은 아니지만 화재 확산을 방지할 수는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는 아파트 관리사무소 야간근무자 중 한 명이 화재 직후 스프링클러 정지 버튼을 눌러 작동이 되지 않게 해 피해가 더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인천 청라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사진연합뉴스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인천 청라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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