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국내 주식시장은 최근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저가에 주식을 사들이면서 일시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식시장을 강하게 이끌어줄 대표 종목들이 부족해 전체적으로는 큰 변화 없이 약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2.00포인트(0.08%) 내린 2416.86에 장 마감했다. 한 주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5.63%, 7.80% 하락했다.
이번 주 국내 증시는 트럼프 재집권으로 트럼프 트레이드의 영향력이 재차 강화된 가운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의 중국 경기부양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그동안 상승세였던 중국 관련주들이 동반 하락해 코스피 2500대가 무너졌다.
특히 국내 기업의 미국 진출을 유인했던 '반도체 지원법(칩스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한 보조금 지원 규모가 대폭 축소되는 대신 관세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되면서 반도체와 이차전지 업종들이 동반 하락해 두 업종의 비중이 높은 한국 증시가 악영향을 받았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은 트럼프 리스크를 반영해 크게 조정받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주간 코스피 지수 예상 구간은 2350~2500을 제시했다. 지난주(2500~2560)보다 하단은 150포인트 내려갔고 상단은 120포인트 낮췄다.
김 연구원은 "트럼프의 정책 불확실성이 실제로 줄어들 수 있는 시기는 내년 1월 20일 취임식 이후라고 생각된다"며 "관세 적용 시점이 정해지고 이와 관련한 무역 협상을 진행하는 등 실질적인 조치가 구체화되어야 경제 불확실성이 줄어들 수 있다. 트럼프의 취임식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DS투자증권도 트럼프 트레이드가 멈춰야 국내 증시가 회복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 1기 시기에도 정부가 구성되고 정책 윤곽이 잡히면서 한국 시장은 안정을 찾았다"며 "오히려 미국 금리 인상기에 한국 시장이 항상 부진했었다. 이제 미국은 금리를 내리는 사이클로 들어섰다. 트럼프 트레이드가 멈추면 금리 인하와 달러화 변화 같은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재집권 우려로 국내 증시가 부진했지만 전력 인프라 관련 주식들은 상승세를 보여 왔기 때문에 이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 ELECTRIC 등 주요 전력 기기 관련 종목들은 트럼프 재집권이 확실시된 이후에도 주간 기준 상승세가 지속됐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인공지능(AI) 관련 규제 완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현재의 노후화된 미국의 전력 인프라로는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오고 있다. 이에 트럼프가 공약으로 내세웠던 원자력 발전 지원, 전력 인프라 교체 및 개선 정책은 바이든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황 연구원은 "미국의 대중국 관세 인상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이 기대되는 한국 전력 기계 테마는 올해 4분기는 물론이고 내년에도 실적 성장이 예상되면서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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