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고른 2기 행정부 인사들이 줄줄이 성 추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피트 헤그세스 폭스뉴스 진행자는 과거 성폭력 의혹으로 조사를 받은 뒤 비공개로 합의했다는 점이 드러났고, 맷 게이츠 법무장관 후보자는 미성년자 성 매수 의혹을 받고 있어 공화당 내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헤그세스가 2017년 10월 캘리포니아에서 보수단체 회원이었던 당시 30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됐으며, 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돈을 지불했다고 1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찰은 헤그세스를 조사 후 송치 없이 사건을 종결했다. 헤그세스 측은 “성적 접촉이 합의하지 않은 것이라는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트럼프의 일부 측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명자 검증 과정에서 성폭력 신고와 경찰 조사 사실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법무장관에 낙점된 게이츠는 과거 17세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 매수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하원 윤리위원회 조사가 진행 중이다. 조엘 레퍼드 변호사는 ABC방송에 “내 의뢰인이 하원 윤리위에서 게이츠가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게이츠가 법무장관 지명 직후 곧바로 하원의원직에서 사퇴하면서 윤리위 조사도 종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공화당 내에서 최소 5명 이상의 상원의원이 게이츠 인준에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공화당은 현재 상원에서 53석을 확보한 상태다. 이 가운데 5명이 이탈하면 게이츠의 인준은 어려워진다. 게이츠 지명에 공화당에서는 “충격을 받았다”(수잔 콜린스 상원의원), “진지하지 못한 선택”(리사머코스키 상원의원) 등 반응이 나왔다.
트럼프는 정치 경력이 부족해도 충성심이 강한 측근 인사를 요직에 지명하는 파격 인선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에너지부 장관에 크리스 라이트 리버티에너지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는 전날 에너지 정책을 총괄할 국가에너지회의를 신설했다. 국가에너지회의의 의장은 내무부장관으로 지명된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가 이끌고, 라이트 지명자도 함께하게 된다. 로이터통신은 라이트가 트럼프의 화석연료 생산 확대 계획을 뒷받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트럼프는 백악관 대변인에 대선 캠프 대변인이었던 캐롤라인 레빗을 발탁했다. 트럼프는 성명에서 “레빗은 미국 국민에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든다’는 우리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1997년생으로 올해 27세인 레빗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공보팀 ‘대변인보’로 일한 경험이 있는 가운데 2기에서는 미국 역사상 최연소 백악관 대변인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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