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전선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2조325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호반그룹에 인수되기 직전 연도인 2020년 말 기준 9455억원의 2.5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여기에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8400억원의 신규 수주를 추가하며 누적 수주잔고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싱가포르의 수주는 대한전선의 지난해 연간 매출의 약 30% 규모다. 특히 5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는 초고압 교류 송전망 수출 기준으로 국내 사상 최대 규모로, 국가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미국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의 신규 수주를 확보하며 선전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미국에서 올해 7200억원의 신규 계약을 따냈다. 미국은 전 세계 전력망 호황기를 견인하는 대표적인 국가로, 노후 전력망에 대한 교체 수요와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신규 수요가 많은 지역이다. 대한전선은 미국 동부와 서부에 지사를 두고 초고압직류송전(HVDC), 초고압교류송전(HVAC), 중저압, 지중 및 가공선 등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성과를 내고 있다.
수주잔고로 잡혀 있는 프로젝트는 통상 짧게는 수 개월, 길게는 수 년 동안 기업의 매출로 이어진다. 대한전선의 연초 수주잔고가 높다는 것은 매출 확대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탄탄한 수주를 바탕으로 실적도 순항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올해 3분기 매출 8044억원, 영업이익 27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27.6%, 56.3%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의 경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RFS)을 도입해 연결 분기 실적을 측정한 2010년 이후 역대 최대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34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798억원을 17% 이상 초과 달성했다.
한편 대한전선은 호반그룹 편입 후 재무건전성 향상과 신성장 동력 투자를 위해 재원 마련에 나서고 있다. 두 번의 유상증자를 통해 약 9500억원의 재원을 마련했고, 대주주인 호반산업은 보유지분 전량에 대해 유증에 참여하면서 유증의 흥행을 견인했다. 대한전선은 두 번의 유증과 실적 개선을 통해 재무구조도 크게 개선됐다. 부채비율은 2021년 말 기준 266%에서 2022년 이후 100%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56%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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