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을 상대로 행동주의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18일 두산밥캣이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미국에 상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북미 매출액은 경쟁사 대비 상위권에 속하지만 미국 자본시장의 관심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미국 상장은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수요를 창출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두산밥캣은 북미 사업 매출 비중이 72.9%다. 연구개발(R&D) 인력도 918명 중 417명이 북미에 상주하고 있고, 생산시설 절반도 북미에 위치해 있다.
얼라인은 미국 상장을 통해 주요 사업지와 상장지를 일치시키면 각종 인덱스 편입을 통한 패시브 자금을 유치할 수 있고 리서치 커버리지 확대 효과 등도 누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미국 주요 투자은행(IB) 가운데 JP모건만 두산밥캣 리서치를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두산밥캣 자체가 원래 미국 회사를 인수한 것"이라며 "북미법인 아래로 자산을 이전하고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뒤 그 돈으로 북미법인 시가총액을 감안해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한 뒤 국내에선 상장폐지하는 형태로 가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두산밥캣의 주가순자산비율(PBR)도 0.6배로 현저히 저평가된 상태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두산밥캣은 내재자본비율이 17%로 자기자본이익률(ROE) 10%를 웃돌기 때문에 재투자보다 주주환원에 대한 자본 배치 확대가 효율적이나 2021~2023년 평균 주주환원율도 22%로 낮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 회사 이사들을 상대로 기업 구조 개편을 중단하라는 위법행위 유지(留止)청구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얼라인은 두산밥캣 이사회가 두산밥캣과 그 주주들에게 불리한 합병·교환 비율로 두산로보틱스와 합병 또는 포괄적 주식 교환 등을 추진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위법행위 유지청구는 밥캣 이사들이 이 같은 행위를 하지 말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얼라인은 두산밥캣이 두산로보틱스와의 포괄적 주식 교환 등을 영구히 포기할 것을 공표해 달라는 요구를 두산밥캣이 거부한 데 대해서도 "실망스럽다"고 했다.
이 대표는 "얼라인과 자본시장의 핵심 우려는 두산로보틱스와의 합병 또는 포괄적 주식교환 재추진 계획이 있다면 두산밥캣 주가가 낮아질수록 이익을 보게 되는 지배주주와의 이해상충"이라고 지적했다.
얼라인은 두산밥캣 감사위원회에 포괄적 주식 교환에 대한 이사회 결의가 이뤄진 지난 7월 11일 이전에 지배주주와 독립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내부 보고, 논의, 검토 등이 이뤄진 적이 있는지 등 사실관계를 조사해 올 연말까지 결과를 공개할 것도 함께 요구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