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17일 2억원 이상 국세를 1년 넘게 체납한 고액·상습체납자 9666명의 명단과 인적사항 등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올해 신규 공개 대상자는 △개인 6033명 △법인 3633개로 총 체납액은 6조189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체납자는 21.3%(1700명), 체납액은 26.5%(1조583억원) 늘었다. 공개 항목은 체납자의 성명·상호(법인명), 나이, 직업, 주소, 체납액의 세목·납부 기한 및 체납 요지이며 체납자가 법인인 경우 법인의 대표자를 함께 공개한다.
금액별로 2억원 이상 5억원 미만 체납자가 7465명(77.2%·2조244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100억원 이상 체납한 인원은 0.4%인 35명으로, 총 1조4203억원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 주된 거주지역(법인은 소재지)은 경기·서울·인천 등 수도권이며, 나이로는 50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최고액 체납자는 불법 온라인 도박업체를 운영한 이현석(39)씨로, 종합소득세 등 2136억원을 내지 않았다. 이 씨를 비롯해 개인 체납액 상위 10명에는 도박업체 운영자가 다수 포함됐다.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알려진 소설가 김진명(67)씨는 15건에 걸쳐 종합소득세 등 28억9100만원의 세금을 체납했다. 2009년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명세를 탄 에드워드 권(권영민·53)씨도 14건의 세금 총 3억4300만원을 체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 최고액 체납자는 부동산임대업을 운영한 자이언트스트롱㈜으로 법인세 등 444억원을 체납했다. 대표자는 일본인 와타나베 요이치 씨다.
이번에 공개된 명단은 압류·공매 등 강제징수와 출국금지·체납자료 제공 등 행정제재에도 끝까지 체납세금을 미납한 경우다. 이들은 제3자를 우회해 주식 양도대금을 특수관계법인에 숨기거나, 전 대표에게 토지 양도대금을 빼돌리는 등의 방식을 활용했다. 국세청은 재산은닉 혐의가 높은 체납자에 대해선 실거주지 수색, 사행행위취소 소송 제기, 체납처분면탈범 고발 등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