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플레이션 딜레마] 1%대 물가상승률?…'金○○' 지뢰밭에 민생고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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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서·권성진 기자
입력 2024-12-26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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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달째 1% 물가상승 속 일부 품목 가격은 '고공행진'

  • 저성장 우려 속 환율 불안…커지는 추경 편성 목소리

폭염 여파로 감귤과 딸기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폭염 여파로 감귤과 딸기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 달째 1%대를 유지 중이지만 이상기후와 고환율 등 여파로 먹거리 물가 불안은 여전하다. 특히 금(金)배추에 이은 금딸기 논란처럼 일부 품목 가격이 잡히면 다른 품목 가격이 급등하는 두더지 잡기식 가격 등락에 민생고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2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연초 3%대를 넘나들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월 1.6%, 10월 1.3%, 11월 1.5% 등으로 3개월 연속 정부 물가 목표인 2%대를 밑도는 상황이다.

다만 먹거리 물가는 여전히 불안정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를 살펴보면 지난 24일 딸기(100g)와 감귤(10개) 소매 가격은 각각 2722원과 4235원으로 평년보다 28.6%, 46.0% 뛴 상태다. 가을까지 이어진 폭염과 평소보다 온화한 겨울 날씨 영향으로 출하가 늦어진 탓이다.

일부 채소와 농산물 수급 상황도 여의치 않다. 무(1개)와 당근(1㎏) 소매 가격은 평년 대비 65.0%와 72.3% 올랐고 시금치 소매 가격은 평년 대비 48.5%, 브로콜리는 48.8% 비싸다. 

전반적인 물가는 안정세를 보이지만 일부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요동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물가 상승(인플레이션)과 물가 하락(디플레이션)이 공존하는 이른바 바이플레이션(biflation) 현상이다. 배추 가격을 잡으면 딸기 가격이 뛰고 딸기 가격이 안정되면 또 다른 품목 가격이 불안정해지는 식이다. 

아예 소비자물가 전반이 다시 들썩일 우려도 제기된다. 금리 인하로 시중 유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달러 강세와 탄핵 정국 등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까지 급등하면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식료품·에너지 품목을 시작으로 가격 오름세가 재연될 수 있다. 

한국은행에 이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부 경제팀조차 내년 1%대 저성장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중산층 가처분소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물가가 다시 오르면 서민 가계 살림이 더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민생고 완화를 위해 정부의 확장 재정 처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리 인하로 내수를 부양하는 건 한계가 있고 환율도 불안한 만큼 재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시점"이라며 "예산안 편성 때 미처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탄핵)까지 터진 마당이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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