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 정치 불안에 여객기 사고까지...꽁꽁 언 내수, 경제심리 악화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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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장선아 기자
입력 2024-12-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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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격 저렴한 준내구재 위주로 소비 증가

  • "여행업계 타격 클 것"…"향후 당국 대처가 경제 심리 좌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전남 무안 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하고 있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전남 무안 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비상계엄에 이은 탄핵 여파로 내수가 얼어붙은 가운데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각종 지표가 후퇴하고 있지만 사회적 분위기 등을 감안할 때 정부의 적극적인 내수 부양책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매판매는 의복 등 준내구재(4.1%)에서 소비가 늘었지만 음식료 등 비내구재(-0.7%), 승용차 등 내구재(-0.1%) 등에서 소비가 줄면서 전달보다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내구재 소비는 줄고 값이 저렴한 준내구재 분야 위주로 소비가 늘었다는 의미다. 겨울철 의류 구매 등 계절적 요인이 반영된 것으로 지난해와 비교할 때 소매판매는 1.9% 감소했다. 

내수 상황은 점점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로 이달 11일 77.47까지 추락한 한국은행의 뉴스심리지수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정국 불확실성이 소폭 해소되며 23일 95.83까지 반등했다. 하지만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 가결 등 정국 불안이 재차 이어지면서 경제심리는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제주항공 참사도 악재다. 국가적으로 애도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내수 진작을 위한 정부의 노력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 1월 4일까지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면서 관가의 송년회와 신년회도 사실상 금지됐다. 기업들도 모임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정국 불안정으로 추락 중인 원화 가치도 소비심리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이달 27일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원·달러 환율은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인 1486.7원까지 치솟은 뒤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정부가 적극적인 내수 부양책을 꺼내기도 쉽지 않다. 국가적인 애도 분위기 속에서 막대한 재정을 쓰고도 국민들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 참사로 한동안 소비는 크게 위축될 공산이 크다. 과거 이태원 참사 직후인 2022년 11월 소매판매액지수(불변)는 전년 동월 대비 2.3% 줄어들었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2014년 2분기 민간소비도 전분기 대비 0.3% 감소한 바 있다.

경기를 바라보는 불안한 심리도 각종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 12월 소비심리지수(CCSI)는 88.4로 전월 대비 12.3포인트 하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였던 2020년 3월(-18.3포인트) 이후 최대 낙폭이다. 기업심리도 마찬가지다. 12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87로 전월보다 4.5포인트 하락하면서 2020년 9월(83)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국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참사는 내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번 참사로 연말 여행 업계가 타격을 크게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당국이 이번 참사에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따라 내수에 주는 부정적 영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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