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 관심사 '로봇'… "240조 시장 선점 선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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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기자
입력 2025-01-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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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레인보우로보틱스 자회사 편입

  • 이재용 강조한 '로봇' 시장 선점 가속

  • 정의선·구광모, 로봇 투자 적극 주도

  • 엔비디아·테슬라 등 빅테크 기업 참전

현대차그룹의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공개한 영상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카메라를 통해 부품을 정확히 인식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의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공개한 영상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카메라를 통해 부품을 정확히 인식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삼성, 현대차, LG 등 국내 대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로봇 산업의 연구개발(R&D) 진행이 한창이다. 테슬라,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휴머노이드 로봇을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신규 지정하는 등 육성 지원에 나서면서 로봇 시장 선점을 위한 빅테크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3년 868억원을 투자해 14.7%의 지분을 갖고 있는 레인보우로보틱스에 대해 보유 중인 콜옵션을 최근 행사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이 35%로 확대, 2대 주주에서 최대 주주가 된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의 연결재무제표상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함에 따라 미래로봇 개발을 위한 기반을 더욱 탄탄히 구축하게 됐다.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술에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 기술을 접목해 지능형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을 가속화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표이사 직속의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했다. 휴머노이드를 포함한 미래로봇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조직이다. 삼성전자가 앞서 공개한 AI 반려로봇 '볼리'와 보행 보조 로봇 '봇핏'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로봇 사업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다. 앞서 이 회장은 2021년 그룹 미래 준비를 위해 로봇과 AI 등 신산업에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삼성전기 필리핀 생산법인을 방문해 "AI, 로봇,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기회를 선점할 것"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삼성 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로봇 산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8억8000만 달러를 투입해 미국의 로봇전문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취임 후 성사된 첫 대규모 인수합병(M&A)이다. 정 회장은 인수 과정에서 사재 약 2400억원을 출연하는 등 투자를 적극적으로 주도했다. 당시 정 회장은 "다음 세대를 위한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서는 로봇 시장은 꼭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AI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위해 도요타와 협력을 발표하기도 했다.

LG그룹도 구광모 회장 주도 하에 로봇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LG의 미래로 AI와 로봇, 헬스케어 등을 지목했다. 이에 LG전자도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상업용 로봇을 점찍고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클로이' 로봇으로 기업간거래(B2B)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LG전자는 지난해 미국 AI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스타트업인 베어로보틱스에 6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두산로보틱스, 한화로보틱스, HD현대로보틱스 등도 산업용 협동로봇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 빅테크 기업들도 로봇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테슬라는 지난 2021년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처음 선보인 후 지난해 12월 옵티머스 2세대를 공개했다. 자사 기가팩토리에서 테스트를 거친 후 옵티머스 2세대를 2026년부터 대량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엔비디아도 올 상반기 중 휴머노이드 로봇용 소형 컴퓨터의 최신 버전 '젯슨 토르'를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AI 로봇에 들어가는 반도체에서부터 로봇 훈련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에 이르는 전 솔루션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로봇 시장이 글로벌 경쟁으로 확대되면서 정부도 육성 지원에 나선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휴머노이드 로봇을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신규 지정했다. 행정예고 등의 절차를 거쳐 이달 중 고시될 예정이다. 이에 정부는 로봇 산업에 대해 특화단지 조성 및 지원, 특성화대학·대학원 지정 및 지원, R&D 특례 등을 포함한 종합 전략을 수립해 향후 휴머노이드를 우리나라의 대표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정부 시책에 맞춰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단을 출범해 국내 휴머노이드의 개발 및 상용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미국 시장조사업체 BCC에 따르면 세계 로봇 산업 규모는 현재 780억 달러(약 114조5000억원) 수준에서 2029년 1640억 달러(약 242조2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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