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새 보험회계 실적 부풀리기, 결산 땐 고쳐내야"

'IFRS17 안정화 추진경과 및 향후 감독방향' 발표

[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2024년 결산 시 새 보험회계 국제 기준인 IFRS17의 개정된 지도 기준을 적용할 것을 당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손해보험사들의 호실적에도 변화가 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5일 'IFRS17 안정화 추진경과 및 향후 감독방향'에서 "IFRS17 안정화를 위해 지난해 말까지 계도기간을 설정하고 회계이슈(공시이율 예실차 등)를 검토하는 한편, 계리가정(무·저해지보험 해지율)을 합리화하는 등 제도개선을 추진했다"면서 "이번 연말 결산으로 계도기간이 종료되는 만큼, 보험업계가 그간 검토된 사항을 2024년 결산에 충실히 반영하도록 감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그동안 새 회계 기준인 IFRS17에서 낙관적인 가정을 해 온 보험사에 4분기 결산부턴 자의적으로 낙관적인 가정을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그간 보험사들이 지난 3분기까지 자율성을 강조하는 새 회계 기준 내 해지율을 실질보다 높게 설정하는 등 낙관적인 설정으로 실제보다 이익을 부풀렸다고 보고 있다.

실제 올해 3분기까지 국내 5대 손보사(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 누적 순이익은 약 6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가량 증가했다. 이들은 모두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순이익을 달성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그동안 단기실적을 극대화하기 위해 비합리적 회계가정을 적용했던 일부 보험사의 경우, 개정된 지도 기준이 적용되는 2024년 결산 시 재무 상황의 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꼬집었다.

특히 무·저해지보험 해지율이 직접적인 타깃이다. 자율성을 강조하는 새 회계 기준에선 해지율 가정이 미래 현금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보험사는 자체적으로 해지율 가정을 설정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환급금이 거의 없는 무·저해지보험에선 보험사가 해지율을 낙관적으로 평가할 경우 보험계약마진(CSM)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다만 보험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직접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은 지나친 가격 통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금감원은 보험사 외부감사인과 정기적으로 간담회를 개최해 결산 감사 주요 이슈를 선제 점검하고, 운영 중인 '핫라인'을 통해 보험업계로부터 결산 관련 주요 질의사항을 파악해 대응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IFRS17 기초 가정의 중요성, 최근 금융시장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보험부채 시가평가 제도가 더욱 안정화될 수 있도록 보험 회계 감독·검사 강화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