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 증권사, 계열사에 16.7조 출자… 불확실성에 본사 의존도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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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우 기자
입력 2025-01-0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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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에셋, 해외계열사에 막대한 투자

  • 한투·NH, 균형 투자로 안정적 전략

  • 하나, 국내… 대신, 자산운용사 집중

  • "국내외 변동성 고려 리스크 분산을"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국내 증권사들의 계열사 투자 전략은 지속적으로 금융 시장에서 중요한 관심사로 다뤄지고 있다. 경기 침체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상위 5개 증권사의 투자 현황과 문제점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 25개사는 지난해 9월까지 계열사에 약 16조7523억원을 출자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33억원(2.78%) 증가한 수치다. 계열사 출자는 그룹 내 자원을 공유하고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켜 사업 확장과 재무 안정성을 개선하는 데 유리하다. 더불어 지배력과 통제력을 강화하며 신규 시장 진출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다만 과도한 출자는 재무 구조 악화와 법적 규제의 위험이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국내외 경제상황을 감안했을 때 연말까지 출자 규모는 소폭 증가하거나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출자 규모 상위 5개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등이 차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시장 확장을 목표로 해외 계열사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홍콩법인 MiraeAssetSecurities(HK)(장부가액 1639억원)와 인도법인 MiraeAssetCapitalMarkets(India)(770억원)가 있다. 그러나 2023년 말 기준으로 원화 약세와 인도 규제 변경으로 일부 투자 성과가 제한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글로벌 확장 전략의 리스크를 키우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다양한 계열사에 고르게 투자하는 안정적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한국투자파트너스(500억원)는 초기 기업에 대한 벤처 캐피탈 투자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으며, 한국투자신탁운용(350억원)은 안정적인 자산 운용으로 꾸준한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지나친 분산 투자로 인해 계열사 간 시너지가 부족하고, 관리 효율성도 떨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하나증권은 국내 계열사에 평균 40.46%의 출자 비율을 보이며, 전체 증권사의 평균 지분율인 52.70%를 밑돈다. 하지만 특정 계열사에 비중이 집중된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대표 계열사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1000억원)에 대한 투자가 대표적이다. 단, 국내 시장에 지나치게 치중된 전략으로 글로벌 확장 기회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NH투자증권은 상위 증권사 중 비교적 국내외를 아우르는 균형 잡힌 투자 전략을 보여준다. NH Investment & Securities(H.K.) Ltd.(497억원)와 NH Absolute Return(103억원)에 투자하며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그나마 특정 분야에서 강점을 발휘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대신증권은 부동산 및 자산운용 계열사에 중점적으로 투자하며, 대표적으로 대신에프앤아이와 대신자산운용에 각각 759억원과 500억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기술 혁신 분야로의 다각화가 요구된다.

상위 5개 증권사의 투자 전략은 각 사의 강점을 반영하고 있지만 일부 증권사는 특정 계열사에 투자 자금이 몰리면서 위험 부담이 크다는 지적을 받는다. 또한 글로벌 시장 의존성 문제로 인한 환율 변동과 해외 규제 변화의 위험, 국내 시장 의존성으로 인한 성장 한계라는 양극단의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예를 들어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리스크에, 하나증권은 국내 경제 상황에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균형 잡힌 전략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에 민감하고, 과거 환율 변동과 해외 규제 변화로 수익성이 감소한 사례가 있다. 반면 국내 중심의 투자 전략을 유지한 하나증권과 대신증권은 국내 경제 상황에 의존도가 높은 만큼 글로벌 성장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양극단의 의존성을 해소하기 위해 글로벌 분산 투자와 함께 국내외 시장의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비교적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경우에도 다수의 계열사 운영으로 인해 각 계열사 간 협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비효율적인 관리 체계로 인해 일부 계열사 간 중복 업무가 발생하고, 이는 연간 운영 비용 증가와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효율적 관리 시스템을 통해 계열사 간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디지털화된 협업 도구와 자동화된 관리 프로세스를 도입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포트폴리오를 다변화시켜 리스크를 분산시키는게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우선, 하나증권과 대신증권은 글로벌 시장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다양한 산업군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ESG 관련 산업이나 기술 혁신 분야로의 진출은 기존 의존도를 줄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을 분산할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된다.

또한 상대적으로 계열사가 많은 한국투자증권은 협력 구조를 강화하고 자원 최적화를 통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관리 체계의 개선은 전체 수익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밖에도 리스크 관리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방안을 도모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관련 계열사 출자가 많은 증권사의 경우 글로벌 시장 변동성을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체계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리스크 관리는 안정적인 투자 성과의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존 특정산업군 외에도 ESG 관련 산업과 기술 혁신 분야로 진출해 미래 성장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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