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 일대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이 닷새째 이어지며 사망자 수가 16명으로 늘어났다. 순간 최대 속도 112㎞/h의 국지성 돌풍으로 인해 화재 진압률이 10%대에 머무는 가운데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12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LA는 연방정부 등의 지원을 받아 수천 명의 소방 인력을 투입했지만 화재 진압률은 팰리세이즈 산불 11%, 이튼 산불 15% 수준에 그치고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작은 산불인 케네스 산불과 허스트 산불은 각각 약 80%, 76% 진화됐다고 현지 소방당국은 전했다.
LA 카운티 검시관실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이날 오후 기준 최소 16명이 사망하고 최소 13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팰리세이즈 산불로 5명, 이튼 산불로 11명이 숨졌다. LA 카운티 내 주민 15만3000명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졌으며, 16만6000명에게는 언제든 대피할 준비를 하라는 ‘대피 경고’가 발령됐다.
또한 지금까지 산불로 총 1만2000채의 건물과 156.3㎢ 면적이 파괴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는 서울시 면적의 4분의1이 넘는 크기다. 심지어 팰리세이즈 산불이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LA 주요 명소 중 하나인 게티미술관을 위협하고 있다. 게티미술관은 성명을 통해 "현재 대피령을 준수하고 있으며 비상 직원만 현장에 배치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LA 근처 7개 주와 연방정부, 캐나다, 멕시코는 소방 인력을 파견했다. 현재 항공소방대는 항공기를 통해 물과 방염제 등을 투하해 진화 작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LA 소방당국은 수색·구조대 40명과 수색견을 투입했으며, 피해 지역 수색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면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욱이 미 기상청(NWS)은 이날부터 다음 날까지 바람이 더 심해지고, 13일부터 15일까지 돌풍이 시속 70마일(112km)까지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 CNN 방송은 "다음 주 초까지 돌풍이 불 것으로 예상돼 소방관들의 밤샘 진화 작업에도 화재 발생 지역 전역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크리스틴 크롤리 LA 소방서장은 "(이번 화재는) 예측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LA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자연재해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한편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재난지역에 긴급 지원을 제공하겠다며 이번 산불 발생 이후 1만6000여건의 개인 지원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캘리포니아주를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미국 정부가 향후 6개월간 복구 비용의 100%를 보상하겠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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