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이하 현지시간)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2개의 전쟁' 종식 작업에 착수했다. 다만 2개의 전쟁 모두 당사자들 간의 입장 차이가 뚜렷한 가운데 실제 전쟁 종식이 가능할지에 대해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마이크 왈츠 트럼프 2기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는 12일 ABC방송에 출연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곧 러·우 전쟁 종식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관점에서 보자면 상대방과 어떤 식으로든 관계와 대화가 없으면 거래를 할 수 없다"며 "우리는 분명히 수개월 내 이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키스 켈로그 트럼프 2기 러·우 전쟁 특사 역시 지난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전쟁은 끝나야 하는 전쟁이고, 그(트럼프)는 곧 그것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취임 후) 100일이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두 사람 모두 트럼프의 대선 공약이었던 '취임 후 24시간 내 러·우 전쟁 종전'보다는 전쟁 종식 시기가 한층 길어질 것을 시사한 것이다.
또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해서도 휴전 준비 작업에 나섰다. 이날 왈츠는 트럼프 취임 후에는 "협상이 하마스에게 더욱 불리해질 것이고, 이러한 종류의 인질 외교를 계속한다면 중동은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조속한 휴전을 촉구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주 자신의 사저 마러라고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취임일까지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중동에서 지옥이 열릴 것"이라며 "이는 하마스에 좋지 않을 것이고, 솔직히 말하면 그 누구에게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지난 11일 이스라엘을 방문하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트럼프의 취임일 전까지 휴전 협상을 마무리 지을 것을 촉구했다고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이스라엘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이스라엘에 휴전을 압박하고 나섰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은 이날 네타냐후와 통화하며 "가자 지구에서의 즉각적인 휴전과 인질 석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또한 이날 CNN방송에 출연해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이 타결에 "매우, 매우 근접했다"며 "우리는 이 일을 마무리짓기 위해 남은 임기의 모든 날을 사용할 각오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바이든과 트럼프 모두 휴전을 원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러·우 전쟁에 비해 휴전 가능성이 한층 높아 보인다. 하지만 네타냐후가 궁극적으로 가자지구 병합을 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휴전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그 지속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매체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는 "여러 정황들은 이스라엘-하마스 휴전을 시사하고 있으나 (휴전이) 확실하지는 않다"며 "이전 협상들에서 지속된 가장 큰 입장 차이 중 하나를 어떻게 메울지가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하마스는 종전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지배하면서 이스라엘에 위협을 초래하는 동안에는 전쟁을 끝내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 차이를 지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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