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역대급 '파산' 국내 증시에도 피바람 불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홍승우 기자
입력 2025-01-13 17:1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법인 파산 건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증가 배경에는 금리 상승에 따른 경기 침체, 국내외 경제 악화 등이 꼽힌다.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사건은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1745건으로, 이미 2023년 연간 최다 기록(1657건)을 뛰어넘었다. 12월 수치는 아직 집계 중이지만, 파산 건수가 증가하는 추세는 명확하다. 법인 파산 선고(인용 건수)도 같은 기간 1514건으로 16.3%(212건) 늘어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법인 파산은 주로 해당 법인, 채권자, 검사 등의 신청으로 진행되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법적 절차가 진행된다. 파산 절차가 시작되면 법원이 선임한 파산관재인이 채무자의 재산을 환수해 채권자에게 배당하며, 채무자가 지급불능 상태에 있다고 판단되면 파산이 선고된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작년 전체 상장사 중 파산 신청 건수는 총 25건(항고, 재항고, 기재정정 포함)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8건에 비해 3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특정 기업의 반복적인 파산 신청 사례를 제외하더라도 13건에 달한다.
 
파산 신청 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점은 상장 기업뿐만 아니라 연관된 산업군, 협력업체, 투자자 등에도 연쇄적인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이는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며, 파산 신청이 기각되더라도 주가 변동성만 키우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파산 신청·기각이 반복된 기업의 주가는 연간 최고치와 최저치가 6배 이상 차이 나는 경우도 있다. 결과적으로 일부 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문제는 일부 경영진의 불투명한 재무 관리와 방만한 경영이 파산 건수를 늘리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취재 중 만난 A씨는 현재 모 업체와의 법적 공방을 준비 중이다. 그는 해당 업체의 상당 지분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무 상황을 명확히 파악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그는 "해당 업체가 재무적 사안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페이퍼 컴퍼니를 통한 배임 정황도 있다"며 "회생이나 파산 절차를 통해 숨겨진 자산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법인 파산은 단순히 개별 기업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경제 전반의 기초 체력을 약화시키고, 자본시장 안정성을 흔들며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더 큰 경제적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자본시장 안정성을 유지하고 기업 구조조정이 효과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선제적 규제와 지원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고 투자자 보호 방안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