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해군, 30년간 군함 구매에 1600조 쓴다…K조선에 기회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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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5-01-1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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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의회예산국 보고서 공개…"2054년까지 364척 군함 구매"

일본 요코스카에 입항하는 미국 항공모함 사진연합뉴스
일본 요코스카에 입항하는 미국 항공모함 [사진=연합뉴스]

미국 해군이 향후 30년간 364척에 달하는 군함을 신규 구매할 방침이다. 이에 필요한 예산은 160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의 ‘해군 굴기’에 맞서 군함을 대폭 늘리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에 연일 러브콜을 보내는 가운데 한국 조선업의 퀀텀 점프 기대도 커지고 있다.
 
13일(이하 현지시간)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CBO는 지난 8일 미 해군의 올해 건조 계획을 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를 보면 해군은 군함을 지난해 295척에서 2054년 390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30년간 전투함 293척과 군수·지원함 71척 등 총 364척의 군함을 새로 구매할 예정이다.
 
새로 건조할 군함은 항공모함 6척, 컬럼비아급 탄도미사일 잠수함(SSBN) 10척, 버지니아급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포함한 공격용 잠수함 59척 등이다. 총 건조 비용은 1조750억달러(약 1600조원)이며 잠수함이 총 건조 비용의 49%를 차지한다.
 
CBO의 추산대로라면 신규 건조를 위한 연간 투입 예산만 358억달러(약 52조7000억원)에 이른다. 단순 건조 비용에 부수적 비용을 합산하면 401억달러(약 58조7000억원) 상당이 매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401억달러는 지난 5년간 해군에 책정된 연평균 275억달러의 예산보다 46% 많은 수치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 조선업계에 관심을 내비치고 있다. 그는 지난 6일 휴 휴잇 라디오 쇼에 출연해 집권 후 해군을 재건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선박이 필요하지만 배를 더 이상 만들지 않는다”며 “우리는 선박 건조와 관련해 동맹국을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은 “해군과 관련해 아주 좋은 것을 발표할 것”이라며 “우리는 독(선박 건조장)이 없고 선박 건조 준비가 안 돼 있다. 준비될 때까지 (다른 나라에) 주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트럼프 당선인이 언급한 ‘조선 동맹국’의 유력 대상이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11월 대선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우리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보수·수리·정비 분야에 있어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 직후 한국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여러 산업 중 ‘K-조선’을 콕 집어 협력을 요청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미국 조선업이 붕괴된 데다 중국과의 해양 패권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안보 위기감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핵잠수함 등 최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선박을 만들고 수리하는 조선업 생태계는 사실상 명맥이 끊긴 것으로 평가된다. 1970년대 연간 1000척 규모의 세계 1위 건조 능력을 갖췄던 미국 조선업은 높은 인건비와 산업 구조 변화 등에 따라 내리막을 걸었다. 현재는 연평균 선박 건조 수량이 10척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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