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24년 12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42.14로 전월(138.80)보다 2.4% 올랐다. 지난해 4월(3.8%)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수입물가지수는 지난해 10월(2.1%), 11월(1.1%)에 이어 석 달째 오름세다.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영향이다. 원·달러 평균 환율은 9월 1334.82원, 10월 1361.00원, 11월 1393.38원, 12월 1434.42원 등으로 석 달 동안 약 99.6원(7.46%) 치솟았다.
한국금융학회에 따르면 환율이 1% 오를 시 소비자물가를 0.1%가량 높인다. 같은 이유로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르면 소비자물가가 3개월 뒤 최대 7.0%로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과 HSBC는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7%와 1.9%에서 공히 2.0%로 올려 잡았다.
고환율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점화는 내수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 권희진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70원 내외에 안착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상승 폭을 고려하면 이론적으로 물가를 1.4%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질 임금상승률(1.7%)이 대부분 상쇄될 수 있다는 의미"라며 "구매력 저하가 심화하면서 내수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시장 우려와 달리 정부와 한은 입장은 여전히 낙관적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연간 물가 상승률을 1.8%로 제시했다. 한은도 상반기 물가 상승률을 1.9%로 전망하며 1월 소비자물가가 다소 오르겠지만 일시적일 것으로 내다본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1월 소비자물가는 높아질 가능성이 있으나 국제 유가·농산물 가격 기저효과 등으로 당분간 2%를 밑도는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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