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과 부담 공유"…美국방장관 후보, 트럼프식 방위비 압박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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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5-01-1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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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태서 미군태세 재검토…中 억제력 재수립 시급"

피트 헤그세스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 국방장관 지명자가 14일현지시각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EPA·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 지명자가 1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EPA·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 지명자가 인도·태평양 지역 등에서 미군 태세를 재점검할 계획이라며 동맹국의 국방비 지출 확대를 강조했다. 동맹의 ‘부담 확대’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의 입장을 충실히 대변한 것으로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할 가능성이 거듭 확인된 셈이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14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인·태 지역을 포함해 전 세계에 배치된 미군의 태세를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인·태 지역의 미군 태세와 관련해 “중국의 역사적이고 신속한 군사력 강화와 억제력을 다시 수립해야 하는 시급함을 고려해야 한다”며 “인·태 지역에서 우리의 전력 태세를 강화하고 작전 역량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인준되면 인·태 지역에서 우리의 태세를 재검토하고 그런 노력을 우선해 추진할 방법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미국과 일본의 주일미군 지휘통제 구조 강화 노력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일본과 합동 전쟁 역량을 개발하고 상호 운용성을 개선하는 것은 인·태 지역에서 우리의 억제 태세를 크게 강화할 것”이라며 적절한 지휘통제 구조를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또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무력을 전진 배치하며 서태평양에서 접근 거부 방어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접근 거부 방어체제는 상대국이 특정 지역에 군함 등 군사력을 투사할 수 없도록 억지력을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동맹과 파트너의 국방비 지출 확대를 추진할 뜻도 분명히 했다. 그는 “내가 (장관으로) 인준되면 국방부에 지시해 건강한 동맹과 파트너 관계를 어떻게 발전시키고 있는지에 대한 재평가를 할 것”이라며 “동맹과 파트너의 국방비 지출 증대와 부담 공유는 우리의 관계가 일방적이지 않게끔 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동맹과 파트너들은 강력하고 건강한 동맹은 일방적(혜택 제공)일 수 없음을 미국이 계속 강조할 것임을 이해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상호 신뢰의 기초는 침식된다”고 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자의 한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에 대한 국방비 지출 확대 요구와 궤를 같이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자는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인 나토 회원국의 국방비 지출 가이드라인을 5%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주한미군 주둔비용 중 한국의 부담액)으로 현재의 9배 수준인 연간 100억 달러(약 14조6000억원)를 거론한 바 있다.
 
다만 헤그세스 지명자는 동맹 중시 기조도 확인했다. 그는 “미국은 세계에서 강력한 동맹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으며, 동맹 및 파트너들과의 상호 이익에 입각한 공동 방어는 상대를 압도하는 전략적 우위를 창출한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트럼프 당선자가 동맹을 경시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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