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기로에 선 세원이앤씨가 거래 재개 물밑 작업에 나섰다.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경영진을 전면 교체하는 등 경영정상화 물꼬를 텄지만 아직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세원이앤씨는 2023년 4월7일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앞서 2022년 세원이앤씨를 인수한 특수목적법인(SPC) 디지털킹덤홀딩스 경영진의 55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했고, 같은해 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서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았기 때문이다. 2023사업연도 감사의견 역시 거절됐다.
이번에 교체된 경영진은 경영정상화 및 거래재개 등을 위한 절차를 본격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세원이앤씨는 지난 15일 임시주총을 열어 사내이사 김강우와 김종성, 사외이사 나유신을 선임했다. 김강우 이사는 1970년생으로 에스비밸리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으며, 1967년생인 김종성 이사는 극동티앤에프 대표를 지냈고, 현재 항성 대표이사에 재직 중이다. 나유신 이사는 현재 법률사무소 우림 대표변호사이며, 전 법무법인 더킴로펌, 담윤 등에 근무했다.
이들 모두 범한메카텍 측 인물이다. 범한메카텍은 2023년 5월24일 22.14%(1168만2071주) 지분을 취득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범한메카텍은 세원이앤씨 경영권을 두고 기존 경영진과 법정공방 등 대립각을 세웠다.
이후 배임, 횡령 문제를 일으킨 경영진에 대한 직무가 정지됐고, 임시주총을 통해 경영진이 교체된 것이다.
기존 사내이사였던 김동화, 최정환은 해임됐으며, 이종인 사내이사는 찬성주식수 부족으로 부결됐다. 이종인 이사의 경우 기존 이사진과 다르게 불법을 저지르지 않고,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한 점이 참작된 결과로 보인다.
또한 세원이앤씨는 지난해부터 재감사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도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세원이앤씨가 거래소로부터 부여받은 개선기간은 오는 31일까지다. 시일로는 2주 정도지만 설 연휴를 제외하고 나면 1주 정도의 시한이 남은 셈이다. 그나마 코스피 기업의 경우 최대 2년까지 개선기간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추가로 연장신청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경영분쟁과 개선 기간동안 세원이앤씨에 수주된 일감이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화공플랜트 사업주기는 통상 1년으로 잡는다. 전에도 수십억원대 적자가 있었던 만큼 정상화까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단, 최대주주인 범한메카텍과의 업종이 같아 우려보다는 선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재감사 여부가 최대 관건”이라며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되며 경영정상화 초석을 마련했지만 거래재개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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