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강인선 외교부 2차관이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주한미국대사와 소통한 것에 대해 기존 외교부 주장과 배치된다며 대통령실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김준형 의원은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외교부는 그동안 계엄 해제 이후에야 미국과 고위급 소통이 이뤄졌다고 주장해 왔다"면서 "이는 교묘한 거짓말이며, 국민과 국회를 기만한 행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2월 4일 자정을 넘긴 12시 10분경 강인선 외교부 2차관은 자신의 집무실이 있는 18층으로 올라가 필립 골드버그 당시 주한 미국대사에게 전화를 걸었다"면서 "(최근 국내 매체) 인터뷰에서 골드버그 대사는 당시를 회상하며 '나는 이의를 제기했고, 반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골드버그 대사의 전화를 받지 않은 이유를 '잘못된 정세 판단으로 미국을 '오도(mislead)'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증언했다"며 "외교부가 그동안 국민과 국회에 밝혀 온 입장과 명백히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대변인과 해외홍보비서관을 지낸 강인선 2차관이 누구의 지시를 받아 행동한 것인지, 대통령실의 개입은 없었는지 밝혀야 한다"며 "만약 외교부 장관이 지시했거나 인지했다면 왜 국민과 국회를 기만하는 발언이 이어졌는지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강 차관은 12·3 비상계엄이 선포된 직후 필립 골드버그 전 주한미국대사한테 전화를 걸어 계엄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조 장관이 계엄 해제 전 통화 사실을 인지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조 장관은 앞서 지난해 12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골드버그 대사의 전화를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무슨 내용으로 소통할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런 상황에서의 소통은 상대방(미국)을 오도할 수 있다고 봤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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