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덮친 고분양가] 1군 건설사도 힘 못쓰네...강북권 잇단 미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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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기자
입력 2025-01-2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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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월계동 서울원 아이파크 조감도 자료HDC현대산업개발
서울 노원구 월계동 '서울원 아이파크' 조감도 [자료=HDC현대산업개발]

서울 시내 신축 아파트의 미분양이 잇따르고 있다. 높아진 분양가와 대출 규제 여파로 청약 당첨자마저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서다. 이런 현상은 특히 강북권에서 심화하고 있다.

23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시내 마지막 분양 단지였던 중랑구 상봉동의 '더샵 퍼스트월드'가 전날 무순위(사후) 청약에 들어갔다. 무순위 물량은 267가구로, 일반분양 총 800가구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포스코이앤씨가 공급하는 이 단지는 지난달 일반분양했지만 중대형 평형에서 미달이 속출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1순위 청약에서 83가구를 공급하는 전용면적 98㎡A 유형에 61가구만 신청했다. 같은 평형 C유형은 84가구 모집에 77가구, D유형은 41가구 모집에 26가구만 청약통장이 접수됐다.

여기에 최고 경쟁률이 64.4대 1에 달하며 1순위 청약 마감에 성공했던 국민평형 84㎡에서는 청약 포기가 잇따랐다. 예비당첨자들을 대상으로 추첨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완판에 실패했다. 결국 58가구가 기존 미달 평형 물량과 함께 청약통장이 필요 없는 무순위 청약 시장에 나왔다.

롯데건설이 서울 성북구 삼선5구역를 재개발해 공급하는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는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선착순 동·호수 지정 계약에 나섰다. 지난달 이뤄진 청약에서 26.7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하고, 모든 평형이 완판됐지만 일부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하면서다. 선착순 계약 대상은 전용 59㎡A와 84㎡ 잔여 가구다.

HDC현대산업개발이 본사 이전이라는 초강수를 둔 '서울원 아이파크' 역시 잇단 미달 사태 끝에 무순위 청약을 단행했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 광운대역 물류부지에 들어서는 서울원 아이파크는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이 14.9대 1을 기록하며 순항하는 듯했지만 대형 평수에서는 미달이 발생했다. 1순위 최고 경쟁률이 36.8대 1에 달했던 전용 84㎡에선 계약 포기가 잇따랐다.

1군 건설사의 아파트마저 미분양되는 것은 주변 시세보다 높은 분양가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더구나 강도 높은 대출 규제로 부동산 투자심리가 크게 꺾인 상황에서도 고분양가를 고집한 탓에 수요자들 외면 현상이 심화했다는 분석이다.

서울원 아이파크의 전용 84㎡ 분양가는 최고 14억1400만원으로, 노원구 역대 최고 분양가를 경신했다. 창경궁 롯데캐슬 전용 84㎡ 분양가는 최고 13억8980만원, 더샵 퍼스트월드 전용 98㎡는 최고 15억6900만원으로 각각 책정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노원구 소재 아파트의 평균 거래가격은 6억163만원, 성북구는 7억3334만원, 중랑구는 5억9066만원 수준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최근 분양한 강북권 신축 단지들은 서울 도심 아파트 매매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해 외면을 받고 있다"면서 "악성 미분양에 이르지 않겠지만 완판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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