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세아베스틸 전·현직 노동자들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해 법정수당과 퇴직금 차액을 지급하라고 요구한 사건에서 원고 일부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하고 피고 측 나머지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정기상여금이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 판단은 타당하다고 인정했다. 대법원은 “연간 일정액을 정기적으로 분할 지급하는 이 사건 정기상여금은 재직 조건에도 불구하고 소정근로 대가성·정기성·일률성을 갖춘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이 사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다만 노동자 측이 주장한 “일급제 근로자에게 상여금을 포함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을 받아들여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월 15일 이상 근무조건은 주 5일 근무제 사업장에서 충족 가능한 조건으로 이를 이유로 통상임금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했다.
2013년 대법원 판례는 조건부상여금에 대해 고정성이 없다는 이유로 통상임금성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지난달 대법원이 한화생보·현대차 판결에서 고정성이 없어도 조건부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볼 수 있다고 판결하며 11년 만에 법리를 바꿨다. 이번 세아베스틸 사건에서도 같은 법리가 적용되면서 통상임금 기준이 더 명확해졌다.
세아베스틸은 이번 통상임금 소송에 따른 손실을 900억원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통상임금 소송에서 잇따라 노동자 측이 승송하자 인건비 상승 등 재무적 부담에 따른 경영 환경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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