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국민 아이돌’로 불리며 시대를 풍미한 스마프(SMAP) 리더 출신 나카이 마사히로가 결국 성상납 의혹 파문으로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최근까지 일본 각 민영 방송사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으며 ‘국민 MC’로 군림해온 만큼 일본 방송·연예 업계에 미칠 파장도 거셀 전망이다.
공영 방송 NHK에 따르면 나카이는 23일 자신의 팬클럽 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오늘부로 연예계 활동을 은퇴하고 1인 기획사도 폐업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모든 책임은 저 개인에게 있다. 많은 분께 폐를 끼치고 손해를 입게 해 죄송하다. 상대에게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서 “지금까지 맡아온 방송과 라디오, 광고 등에 대해 하차와 계약 취소 관련 논의가 오늘 끝났다. 이것으로 모든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여러 문제에 성의를 갖고 대응하겠다”고 했다.
슈칸분슌에 따르면 후지TV에서 편성을 담당하는 한 간부가 3년 전부터 자사 여성 아나운서를 포함한 회식 자리를 호텔에서 마련했는데, 이때 나카이에 대한 성접대가 이루어졌다. 약속 당일까지 장소를 공지하지 않다가 여성 아나운서를 호텔로 불러들인 후 다른 참석자들은 모두 자리를 빠져나가는 방식으로 성접대를 종용했다는 주장이다.
사건 발생 후 피해 여성은 이같은 사실을 회사에 보고했고, 나카이로부터 합의금 9000만엔(약 8억2000만원)을 받았다.
이같은 사실이 매체를 통해 알려지자 나카이는 지난 9일 “트러블(문제)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합의가 성립돼 향후 연예 활동에 대해서도 지장 없이 계속할 수 있게 됐다”고 스스로 공언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후 연이은 보도를 통해 해당 사건이 후지TV의 관행적인 연예인에 대한 성상납 의혹으로 확대되면서 미국 투자펀드와 일본 정부까지 나서 ‘진실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미나토 고이치 후지TV 사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참석 매체를 제한하고 의혹 대부분을 부인하면서 여론의 비난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도요타자동차 등 80곳에 이르는 기업들이 후지TV의 광고 중단을 줄줄이 선언하면서 후지TV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나카이는 1988년 결성된 일본 국민 아이돌 스마프의 리더로 데뷔했다. 이후 사회자로서 두각을 드러낸 그는 최근까지 주요 방송국에서 프로그램 6개를 진행하고 각종 기업 광고 모델로 활동했다. 과거 소속사 쟈니스에서 개인 소득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