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태에서 이어진 탄핵 정국은 증시 전반의 투자 심리 악화를 유발하는 정치 불확실성 리스크로 평가된다. 하지만 국가적 중대사를 다수 대중에게 실시간 보도할 수 있는 방송 매체 운영 기업들의 주가는 이러한 정치 리스크를 호재로 단기간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 종목 iMBC는 지난 24일 358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계엄 사태 당일인 작년 12월 3일 종가 2375원 대비 50.74% 상승했다. iMBC는 지상파 방송채널 MBC를 운영하는 문화방송의 자회사다. MBC그룹 대표 사이트를 운영하며 MBC 방송콘텐츠 다시보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체 콘텐츠 제작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MBC가 국민적 관심사인 계엄·탄핵 관련 보도로 메인뉴스 시청자수를 빠르게 늘리면서 타 방송사 대비 두각을 드러낸 것이 iMBC에 대한 투자자 매수로 이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닐슨코리아 2024년 방송사 메인뉴스 시청자수(수도권 개인 기준) 통계에 따르면 MBC 뉴스데스크는 12월 107만5900명을 기록해 2위인 KBS(58만3900명)와 큰 격차로 1위를 차지했다.
뉴스 보도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타 방송사 관련 상장 종목도 작년 12월 3일 밤 계엄 사태 당일 종가 대비 지난 24일 소폭 상승한 주가를 기록했다. YTN이 2965원에서 5.73% 오른 3135원에 거래를 마쳤고 티비씨가 802원에서 5.74% 오른 848원에 마감했다. KNN은 762원에서 810원으로 6.30% 올랐고 디지틀조선은 1647원에서 1708원으로 3.70% 상승했다.
SBS는 12월 메인뉴스 시청자수가 전월 대비 감소했음에도 계엄 사태 당일 대비 지난 24일 38.03%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1만5250원이었던 주가가 2만1050원으로 뛰었다. 탄핵 정국이 전개되는 동안에 iMBC 다음으로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낸 것이다. 정치 이슈와 별개로 작년 말 넷플릭스와 손잡고 올해부터 6년간 콘텐츠 공급 등에 나선다는 소식의 영향을 받았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SBS가 콘텐츠 제작 편수 증가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콘텐츠 협력 강화로 수익 증가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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