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연초부터 미국 증시 상승률을 웃돌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2월 한 달 동안 국내 증시가 바닥을 통과하며 본격적인 상승 추세로 전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월 2일부터 24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2399.49에서 2536.80으로 137.31포인트(5.72%) 올랐다. 코스닥 지수는 678.19에서 728.74로 50.55포인트(7.45%) 올랐다.
같은 기간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인 다우존스지수(4.42%), S&P500 지수(3.73%), 나스닥 지수(3.33%)의 상승률보다 높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국내 증시 약세 속에 코스피 바닥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높아졌고, 원·달러 환율이 솟구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졌다.
코스피 2월 예상 밴드로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2400~2700포인트를,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는 2450~2650포인트를 제시했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초기 정치적 허니문, 시장과 연준의 화해무드 조성에 따른 시장금리의 점진적 하향 안정화, 한국 실적 모멘텀 바닥 통과, 한국 조기 추경 및 중국 양회 등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2월 코스피 시장의 2600선 안착 테스트를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용구 연구원은 "코스피 2500선은 펀더멘탈의 진짜 바닥인 코스피 12개월 선행 PBR 0.9배선인 2650선 내외를 크게 밑돈다"며 "테마·업종·종목 선별보단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시장을 다시 진입해 지수를 따라가는 베타플레이를 우선적으로 권고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속히 낮아졌던 실적 눈높이가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용구 연구원은 "한국의 실적 모멘텀은 1월 바닥을 통과해 2월 본격 반등 추세 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실적 모멘텀 변화에 1개월 가량 후행하는 코스피 지수 경로와 외국인 수급 환경은 3월 중 중립 이상의 행보를 보일 소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역시 2월을 기점으로 주식시장 바닥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은 오는 3~4월 수출 증가율이 반등하면서 상승세로 추세 전환할 것"이라며 "주식시장은 저점을 높여가며 조정 구간을 벗어날 것이며, 2월은 작년 8월부터 시작된 조정의 끝 무렵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식 포트폴리오에 반도체가 아닌 제조업 등 시클리컬(경기민감주)의 비중을 높여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변동성을 방어할 것을 조언했다. 김수연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업종의 이익률 사이클 주기가 상대적으로 짧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익률의 단기 고점은 지나고 있을 것"이라며 "반도체를 제외한 제조업의 이익률은 2023년이 저점이었을 가능성이 높고 그러면 2024년부터 2025년, 2026년까지 반등이 점쳐진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정책의 수혜 업종으로 조선·해운 업종을 꼽았다. 김수연 연구원은 "국내 조선은 중국을 대체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주도 업종이 됐고, 조선과 상관관계가 높은 해운이 다음 주도 업종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컨테이너 운임도 반등하고 있어서 해운은 인플레이션을 헤지하기에 적합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각 국의 정책 수혜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병연 연구원은 "1분기에는 현재 가장 수혜가 확실한 고환율 수혜주 중 트럼프와 동행할 수 있는 업종(조선·방산·기계, 헬스케어)과 트럼프와 무관한 업종(엔터, 증권)이 유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소비 관련주도 정책 수혜를 예상하는 업종으로 꼽았다. 김병연 연구원은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음식료(제과류), 화장품(중국 로컬브랜드 ODM) 업종의 모멘텀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중국 정부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공조를 강화해 내수 소비 확대 정책을 펼칠 예정이고 연초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기대감은 3월 양회 전까지 지속된 바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종의 반등세에 대해서는 "주요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를 감안해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아진 한국 반도체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2016~2017년 반도체 호황기처럼 D램 가격 상승을 동반한 경우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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