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민 아이돌 스마프(SMAP) 리더이자 국민 MC로 인기를 얻어 온 나카이 마사히로의 성 추문 문제로 후지TV 회장과 사장이 27일 사퇴했다. 유명 연예인의 스캔들에서 후지TV의 관행적인 연예인 성 상납 의혹으로 문제가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후지TV는 나카이가 후지TV 아나운서와 ‘동의 없는 성행위’를 한 문제를 둘러싸고 자사 직원이 이를 알선한 의혹과, 해당 사실을 보고 받고도 1년 반 동안 나카이의 방송 출연을 이어간 사실이 드러나며 큰 비판을 불러 일으켰다.
후지TV는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고 가노 슈지 회장과 미나토 고이치 사장의 사퇴를 결정했다. 후임 사장으로는 전무이사인 시미즈 겐지를 임명했다.
후지TV 회장과 사장이 물러나는 이유에 대해서는 “후지TV에 대한 일련의 보도와 관련하여 이러한 사태를 초래한 책임을 지고 사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두 사람은 퇴임 후에도 제3자위원회가 수행하는 조사에 책임감을 가지고 최대한 협조할 것을 약속했다”고 발표했다.
미나토 사장은 일련의 의혹과 관련해 제3자위원회의 조사 대상에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후지TV의 연예인 성 상납 논란은 지난해 12월 일본 주간지 여성세븐이 나카이의 성 추문을 보도하며 시작됐다. 이어 또 다른 주간지 슈칸분슌이 후지TV가 나카이에 성 상납을 알선했다는 의혹을 보도하는 한편 피해자가 나카이로부터 합의금 9000만엔(8억3000만원)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7일 미나토 사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참석 매체를 제한하고 의혹 대부분을 부인하면서 여론의 비난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특히 해당 기자회견에 방송 카메라의 촬영을 금지하고 주간지의 출입을 저지하면서 “TV가 TV이길 포기한 회견”이라는 야유를 받았다.
이후 미국 투자펀드와 일본 정부까지 나서 ‘진실 규명’을 요구했으며, 도요타자동차 등 80곳에 이르는 기업들이 후지TV의 광고 중단을 줄줄이 선언했다. 후지TV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후지TV는 회장 및 사장 등 경영진이 참여한 형태로 27일 재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에는 동영상 촬영과 중계를 허용하고 참가 매체, 회견 시간을 무제한으로 설정해 다양한 매체로부터 질문을 받는 형식으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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