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챗GPT](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2/10/20250210153549395539.jpg)
앞서 지난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 사업설명회를 열었다. 민·관이 합작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오는 2027년 센터를 개소한다는 계획이다.
규모는 2조원대다. 센터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규모도 1엑사플롭스(EF·초당 100경번 슈퍼컴퓨터 연산 속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위해 연내 1만5000장의 GPU 확보 계획도 밝힌 바 있다.
미국도 데이터센터 건립에 바쁜 모습이다. 전 세계 1위 데이터센터가 미국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력 공급 부족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4대 데이터센터 시장은 △북부 버지니아 △댈러스-포트워스 △시카고 △실리콘밸리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지난해 1분기 미국 데이터센터 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24.4% 늘어난 807.5메가와트(㎿)지만, 공실률이 역대 최저치인 2.4%를 기록했다.
딥시크 R1을 발표하며 파장을 일으켰던 중국 역시 AI 패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6일 중국발전개혁위(国家发展改革委), 국가데이터국(国家数据局), 공업신식화부(工业和信息化部)는 '국가 데이터 인프라 건설 지침'을 발표했다. 8개의 국가 컴퓨팅 파워 허브 노드 구축과 10개의 데이터센터 클러스트 계획이 골자다.
중국은 이 지침으로 매년 약 4000위안(약 80조원)의 직접 투자를 유도하는 것은 물론 향후 6년간 약 2조 위안(약 400조원)의 투자를 이끌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도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다. 유럽 내 데이터센터 수요가 가장 많은 곳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영국 런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프랑스 파리 △아일랜드 더블린이다. 여기에 프랑스 정부는 AI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9일(현지시간) AI에 16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맥킨지는 유럽의 데이터센터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최고 2500억 유로(약 376조원) 투자가 필요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같이 각국이 AI 데이터센터를 우선적으로 확충하는 까닭은 기술 패권싸움에서 지지 않고 소버린(sovereign, 주권) AI 역량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소버린 AI란 한 국가의 자체 데이터와 인프라를 기반으로 제도, 문화, 역사, 가치관 등을 심도 있게 이해한 AI를 독립적으로 개발하고 운영하는 것을 일컫는다.
생성형 AI의 발전도 데이터센터의 수요가 높아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지난 2022년 당시 400와트(W)의 전력으로 생산이 가능했던 AI용 GPU가 2023년 700W로, 지난해에는 1200W로 전력 소비량이 늘어났다. 데이터센터 전력소비량은 536테라와트시(TWh)로 전 세계 전력 소비량의 2%로 예상했으며 오는 2030년에 3.7%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딥시크가 결국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조성배 연세대학교 교수(국가AI기술위원회 위원장)는 "딥시크로 인해 과거에 비해 컴퓨팅 리소스를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졌다"며 "더 많은 기관과 조직에서 인공지능 전환(AX)을 시도한다면 어쩔 수 없이 GPU 등 데이터센터가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최병호 고려대학교 교수도 "투자를 많이 할수록 AI의 퀄리티가 좋아진다는 논리가 아직 깨지지 않았다. 오히려 딥시크 때문에 이 논리가 더 추동력을 받게 된 상황"이라며 "규모의 경제 싸움이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