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주경제 DB](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2/12/20250212145651869450.jpg)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대형사를 중심으로 지난해 ‘1조 클럽’에 입성한 증권사가 나오고 있는 반면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적자가 확대되거나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상황을 면치 못했다. 올 상반기까지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대형 증권사, 실적 호조… ‘1조 클럽’ 재진입
지난해 국내 증권업계는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대형사 중심으로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1조 클럽’을 달성한 증권사는 총 5개사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54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9.7%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기업금융(IB)에서 빅딜을 이끌어 내며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메리츠증권은 올해도 적극적인 IB 인재 영입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도모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은 3년 만에 ‘1조클럽’에 복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3년 만에 2024년 영업이익 1조1589억원을 달성하며 전년보다 2배 이상 성장했다. 해외 주식 브로커리지(위탁매매)와 자산관리(WM) 부문의 성장세가 실적 반등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삼성증권은 영업이익 1조205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62.7% 늘어난 수치다. 브로커리지, IB, 상품운용손익 등 다양한 부문이 고르게 성장했다.
키움증권도 영업이익 1조982억원을 기록하며 복귀했다. 해외 주식 거래 수수료 수익 증가와 리테일 부문 강화를 실적 반등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엄주성 대표의 탁월한 위기관리, 내부통제 능력 등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미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조1587억원을 달성해 일찌감치 ‘1조클럽’에 자리잡고 있다. 한투증권은 오는 13일 2024년 연간 실적을 발표한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 주식 거래 증가와 함께 WM, IB 부문의 성장이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올해 상반기까지는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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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증권사, 부동산 PF 악재에 ‘적자 늪’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과 자본시장 불안정으로 인해 고전하고 있다. LS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18억원으로 전년 대비 43.1% 감소했다. iM증권의 지난해 영업손실 2241억원으로 같은 기간 27배 불어났다. 다올투자증권도 2024년 영업손실 755억원을 기록해 적자 폭이 확대됐다. 부동산 PF 부문 리스크 관리 미흡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들은 특정 수익원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로 인해 부실 리스크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극화 심화… 하반기 이후 변화 가능성
전문가들은 증권업계의 양극화 현상이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 해외 주식 거래 증가, IB 부문 확장 등이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중소형 증권사들은 여전히 부동산 PF 부문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어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
증권사들의 대응 전략도 차별화되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해외 사업 확대, 인재 영입을 통한 IB 부문 강화 등 수익구조를 다변화 하고 있는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리스크 관리 강화 등 내부통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양극화는 단기적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를 가지고 있다. 하반기를 기점으로 중소형 증권사 사정이 나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제한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도 수익원을 다변화해야 한다"며 "올 하반기에는 일부 중소형사들의 실적 반등 가능성이 있지만, 전반적인 양극화 구조는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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