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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밀듯 쏟아지는 중국산 후판...철강업계, 치킨게임에 커지는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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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경 기자
입력 2025-02-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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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후판 유입에 韓 후판 수요 800만톤 붕괴

  • 中 후판 유입은 매년 역대 최고 갱신

  • 후판 반덤핑 목소리 커져...오는 20일 결론

포항제철소에서 생산한 냉연 철강 제품사진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생산한 냉연 철강 제품 [사진=포스코]
정부가 오는 20일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조치 여부를 결정하는 가운데, 국내에 밀려드는 저가 중국산 후판으로 인해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심각하게 저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산 후판 수요가 조선업의 슈퍼사이클(초호황기) 진입에도 불구하고 수년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산 후판 수요는 지난 2021년 811만톤, 2022년 821만톤, 2023년 839만톤으로 매년 800만톤 수준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780만톤까지 떨어졌다. 연간 800만톤 선이 무너진 건 코로나 이후 처음이다.

반면 중국산 후판 수입 물량은 매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철강협회에 중국산 후판 수입 물량은 2021년 44만톤, 2022년 79만톤에서 2023년 130만톤으로 64.5% 늘었고, 지난해에는 137톤(스테인리스 후판 제외)으로 역대 최대 규모까지 증가했다.

늘어난 중국산 저가 후판은 국내산 후판의 유통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후판 가격은 톤당 80만원 수준에서 수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 2023년 상반기 톤당 약 100만원에 달하던 국내산 후판 가격은 지난해 90만원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중국산 후판 대비 여전히 비싼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 국내 조선사들도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국산 후판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후판가에 대해 아직 결정이 나지 않았지만, 조선업체들은 철광석 가격 인하 등의 이유로 톤당 80만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는 더이상의 후판가격 인하는 있을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전체 매출의 약 15% 이상을 차지하는 후판 가격을 더 낮추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수 밖에 없어서다. 

실제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는 지난해 실적이 크게 급감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영업이익 1조473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21년 6조6500억원의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약 70% 이상 줄어든 것이다. 현대제철 역시 2021년 영업이익 2조4475억원을 올렸지만 지난해에는 3144억원까지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현대제철은 지난해 7월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요구하는 제소를 요청했다. 이에 무역위는 같은 해 10월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고, 그에 대한 결론이 오는 20일 나온다.  

덤핑 방지 관세는 외국 기업이 자국 판매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해당하는 '덤핑'으로 상품을 수출했을 때, 해당 수출품에 추가 관세 격인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 국내 산업을 보호하는 조치다.

업계에선 무역위가 어떤 결론을 낼지 예측하기 어렵단 입장이다. 그간 조선업계에선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이 부과될 경우 중국산 후판 사용이 제한돼 원가 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 반덤핑 관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해왔다.

다만 일각에선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대상에 한국을 포함해 관세 부과에 무게가 더 실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사들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 관세 이슈까지 더해져 이중고에 놓인 상황을 정부도 외면하긴 힘들 것”이라며 “만약 반덤핑 관세가 부과된다면 중국산 후판과 국내산 후판 가격 차이를 고려해 15~20% 이상의 관세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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