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코니 있어야 잘 팔려" 中 '좋은집' 건설로 부동산 수요 창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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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5-02-1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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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징 '좋은집 건설' 문서 발표

  • 발코니·다락방, 필로티 구조 건설 등

  • 경기침체에도 고급 개선형 주택 '인기'

  • 지방양회서 '좋은집' 짓기가 주요 업무로

중국 부동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한 아파트단지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안전하고 쾌적하고 친환경적이고 스마트한 좋은 집 건설에 주력하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지난해 11월 중국 건축과학기술전시회를 참관하면서 한 말이다. 수년간 침체에 놓였던 중국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최근 중국 지도부가 내놓은 새로운 테마는 좋은 집, 중국어로 ‘하오팡쯔(好房子)’다.

이러한 가운데 13일 중국 수도 베이징시 정부가 지방정부로는 처음으로 '좋은 집'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를 내놓았다. 베이징 유력일간지 신경보에 따르면 베이징시 정부는 13일 ‘좋은 집 규획·건설 관련 기술요점'을 발표했다.

기술요점에서 제시한 좋은 집에는 밀폐 혹은 개방형 발코니 설치, 140㎡ 이상의 대형 평수 주택 거실에 다락방 설치 등의 요건이 포함됐다.

또 녹지가 집중되고 주민 활동공간이 밀집된 주택은 건물 하부를 외벽 없이 기둥으로만 받치는 필로티 구조로 건설해 주민들의 공공통로 혹은 운동·독서·휴식 등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단지에 지붕형 회랑도 설치해 아파트 건물끼리 혹은 광장·공원 등 공공장소와 연결해 주민 편의성을 높이도록 했다.

이러한 좋은 집 기술요점은 앞으로 베이징 도심에서 30~50km 출퇴근 거리에 위치한 순이(順義), 다싱(大興), 이좡(亦莊), 창핑(昌平), 팡산(房山) 등 신도시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적용된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5개 신도시는 현재 베이징시 전체 택지공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수도 베이징에서 좋은 집 건설을 위한 기술요점을 처음 발표하면서 차츰 다른 지방정부로 확대 보급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올해 지방 양회(兩會, 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도 좋은 집 짓기가 부동산 시장의 핵심 과제로 언급됐다. 중국 이쥐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중국 전국 31개 성(省)급 지방정부 중 최소 15곳이 업무보고에 좋은 집을 언급했다.

올해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발코니나 다락방이 설치된 좋은 집이 부동산 업자들의 마케팅 포인트가 될 것이며, 이에 따른 주택 구매 수요도 창출될 것이란 기대감도 커졌다.

사실 발코니는 지난 수년간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아파트를 지을 때 대거 생략했던 부분이다. 중국 정부의 주택가격 제한령 영향으로 분양가를 낮추는 데 급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각종 주택 구매 제한이 풀리고, 중국 정부가 나서서 좋은 집의 요건으로 쾌적함·편안함을 강조하면서 발코니를 설치하는 게 다시 유행할 것으로도 예상됐다.

옌웨진 상하이 이쥐부동산 연구원 부원장은 신경보를 통해 “베이징의 이번 '좋은 집' 건설 표준 제정은 업계가 본받을 만하다"며 "이는 향후 중국 부동산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촉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그간 부동산 침체 속 토지 매입에 소극적이었던 부동산 개발상들도 더 적극적으로 토지를 매입해 좋은 집 건설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중국이 올 들어 좋은 집 짓기에 나선 것은 최근 중국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된 가운데서도 베이징·상하이 등 1, 2선 주요 도시의 핵심 지역에서는 여전히 고급 개선형 주택 수요가 왕성했기 때문이다.

실제 분양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마감되는 인기 아파트, 이른바 ‘르광판(日光盤)’도 대부분이 고급 개선형 주택이었다.

좋은 집을 많이 지으면 그만큼 고급 개선형 수요를 창출하고, 동시에 부동산 업자들도 인기 많은 좋은 집을 짓기 위해 토지 매입에 적극 나서면서 부동산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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